[일상의 독신] 클라크 피녹 vs. 노먼 가이슬러: 이 멋진 신학자들
2024/08/15
클라크 피녹은 열린신학(Open Theism/Openness Theology)이라 불리는 운동을 대표하는 조직신학자였다. 전통적 신론(神論)에 반하는 열린신학을 펼쳐 ‘이단’ 소리 깨나 들었지만 평생의 연구나 방향성에서는 틀림없는 정통 복음주의 신학자였던 ‘야당쪽 빅 네임’이랄까?
노먼 가이슬러는 호교론, 윤리학, 칼뱅주의, 성경무오론(Biblical inerrancy) 등의 분야에서 활약한 ‘빅 네임’ 신학자로서 두 개의 초교파 신학교를 설립했으며 ‘시카고 성경무오 선언(Chicago Statement on Biblical Inerrancy)’의 공동 입안자였다.
열린신학은 ‘친근한 신’, ‘사랑의 신’, ‘인간의 자유의지를 허용하는 신’을 들고나왔고, 분명 시대적 울림 속에서 많은 지지와 동조를 받아 ‘운동’의 단계로까지 치고 올라갔다. 열린신학의 골자에는 부인할 수 없는 매력이 있다. (사람들은 바보가 아니다. 매력이 없다면 당장 신학적 화형장에 끌려나갔을 것이다.) 물론 과정신학과 공유하는 치명적인 맹점도 확실하다. 이들은 신론만 물고 빨았지 그리스도론, 성령...
첫 두 문단을 읽자마자 옛날 어드만과 메이천의 논쟁이 떠올랐는데, 이번에 본문을 통해 알게 된 논쟁도 결과적으로는 비슷하게 흘러간 것 같습니다. 어드만과 피녹은 살아남았고, 메이천과 가이슬러는 떠났군요. (한 십몇 년 전에 구경하던 모 무신론 커뮤니티에서는 메이천에 대해서 심지어 '탈탈 털리고 쫓겨났다' 고 묘사했었는데, 공정한 표현인지 굳이 코멘트하고 싶진 않네요.) 보수측 교단이 분열에 분열을 겪는 것도 '우리야말로 진정한 진리의 보루다, 진리에는 타협이 없으니 교단을 도로 합치는 건 안 될 말이다' 멘탈리티가 있어서일 겁니다. 뭐 분열 자체는 "멋질"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만, 한번 분열해서 갈라져 나온 신학자가 수 년 내지 십수 년 후에 또 분열을 외치는 건 솔직히 좋게 보이진 않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