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털어놓고 말해보자면] 드라마 '카지노'를 설명하는 키워드는 "꼰대", "사업가" 그리고 "집착"이다

출처 : https://www.hani.co.kr/arti/culture/culture_general/1077174.html
쉬면서 드라마 카지노 시즌 2를 다 보았다. 사실 8화가 끝인줄 모르고 봐서 그런지 결말이 더 충격적으로 느껴졌다. 중간에 이재훈과 새로운 카지노 사업에 관해 논할 때만 해도 "역시 무식이 형이야" 싶었는데 "아니, 난 끝났어" 하면서 완전히 끝내버리는 걸 보고 이럴수가 있나 약간 망연자실했다. 그런데 그러면서도 묘하게 납득이 됐다. 정말로 묘하게 납득이 됐다. 그래, 차무식이 살아 있어서는 안된다. 정팔이가 '권무십일홍' 운운하던 시점에 그의 비극적 몰락은 이미 예정되어 있는 것이었고, 더군다나 '권무십일홍' 다음에 곧바로 민 회장이 살해되지 않았던가? 시작점이 민 회장이 죽음이었기에 끝 또한 차무식의 죽음으로 마무리하는 게 맞다. 시든 꽃으로 장식을 하는 차무식의 모습은 자신은 이미 진 꽃이라는,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의 순간을 맞이하였다는 점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빅보스를 피해 도망간 필리핀의 바닷가에서 차무식은 담배 한 대를 피며 눈물을 흘린다. 그때 이미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았던 것이다. 차무식이라는 캐릭터의 일관성을 어떻게 파악할 것인가? 내가 보기에는 "꼰대", "사업가", 그리고 "집착"이라는 키워드가 필요하다.
 
1. 차무식의 사업가로서의 정체성

 차무식은 깡패인 아비 밑에서 자라며 그를 증오했다. 그는 한국의 여느 사내처럼 아비와 같이 살지 않겠다고 다짐하며 컸다. 아비를 원망하고 어미를 안쓰러워하며 그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그의 다짐은 그 자신의 정체성을 "사업가"로 규정할 때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그는 여러 사적 폭력들을 거느리며, 그 사적 폭력의 거대한 힘을 빌려 자신의 세력을 다잡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깡패나 조폭으로 규정하지 않는다. 그는 언제나 독고다이, 홀로 세상을 휘어잡는다. 그러니 빅 보스한테 버림 받았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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