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적 박탈감이 전방위적으로 양산되는 사회

정지우
정지우 인증된 계정 · 문화평론가 겸 변호사
2022/12/20
근래 사회는 상대적 박탈감이 전방위적으로 양산되는 사회라는 생각이 든다. 가령, 상위 10% 정도의 생활 수준을 가진 사람은 대략 500만명 정도가 존재한다. 그 중 일부인 100만명만 SNS를 한다고 하더라도 "나 빼고는 다 잘사는 것"처럼 보일 만큼 엄청난 숫자다. 특히, 보는 것과 보이는 것이 민감한 아이들은 그렇게 잘사는 수백만명의 삶에서 눈을 뗄 수 없다. 마치 누구나 플렉스 한 번으로 매주 호캉스나 명품 가방, 호텔 라운지에서의 와인 한 잔, 브런치 세트로 매일 시작하는 아침을 누리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십대, 삼십대가 지나가면서 어릴 적부터 봐왔던 '보편적인' 삶 혹은 나의 '미래'처럼 보이던 것들이, 소수에게만 허락된 특권이라는 걸 알게 되어간다. 

물론, 가끔은 그런 '플렉스'한 상류층 삶을 잠깐이나마 맛볼 수도 있다. 몇달치 생활을 아껴 특급호텔에 가서 야외풀에서 사진을 찍어볼 수도 있고, 매일 편의점 도시락을 먹다가도 주말 한번쯤은 비싼 브런치를 먹으러 가볼 수도 있다. 또 12개월 할부로 명품 가방을 구매하거나, 거의 모험처럼 수십개월 할부로 비싼 외제차를 사볼 수도 있다. 그러나 누구든, 언제쯤에는, 그 환각에서 깨어난다. 내가 봐왔던 것들은 나의 삶으로 예정된 것이었다기 보다는, 타인들의 삶이었고, 모두 잘사는 것처럼 보이던 그 몇백만명의 삶이라는 것도 극소수의 삶이었다는 걸 알게 되는 것이다. 

상대적 박탈감의 사회가 심화될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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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facebook.com/writerjiwoo <분노사회>, <인스타그램에는 절망이 없다>, <우리는 글쓰기를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등의 책을 썼습니다. 현재는 변호사로도 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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