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에 도움이 된 책들

조제
조제 · 예술가
2023/03/06

몇 년간은 우울과 싸우면서 나는 우울함에 관한 많은 책들을 읽었습니다. 우울함에 관한 책 중에 가장 유명한 것은 앤드루 솔로몬의 <한낮의 우울>일 것입니다. 훌륭한 책이고 우울함에 대해 많은 것을 알려주지만 책이 너무 두꺼워서 우울로 난독이 생긴 내가 읽기에는 힘들었습니다.     

이 책 저 책을 읽다가 발견한 수 앳킨슨의 <우울의 심리학>은 내게 아주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일단 이 책의 저자는 우울증을 직접 앓은 당사자였기 때문에 의사나 상담가가 쓴 책보다 더 공감되고 겪은 사람만 알 수 있는 부분들이 많았습니다. 예를 들면 아래와 같은 문장이 그렇습니다.     

우울증에 빠진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무것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삶 자체가 너무 어둡고 공허하다고 느낀다. 또 일부는 먹기나 마시기처럼 생존에 필요한 몇 가지 행위를 가까스로 하지만 이러한 행위조차 할 수 없게 되는 사람들도 있다. (41쪽)     

많이 우울할 때는 긴 글을 읽기 힘든데 이 책의 저자 또한 그 사실을 잘 알아서 책의 내용을 짧게 짧게 끊어서 썼습니다. 그래서 응급 시 필요한 부분은 찾아서 읽고 힘을 낼 수 있었습니다.      

문장이나 내용 또한 아주 상냥하고 위안을 많이 주었습니다. 그래서 힘들어서 책을 읽을 때 같은 고통을 주는 동료가 힘을 주고 지지를 하는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이 책은 우울증의 어떤 것인지에 대해서 자신의 경험으로 설명하는 것부터 시작해 우울한 날을 위한 조언과 우울증이 나아지기 위해 하면 좋을 여러 가지 것들, 버리면 좋을 것들, 문득 악화되는 순간에 대한 대처법 등을 조곤조곤 친절하게 알려주고 있습니다.      

39개의 장으로 나눠서 우울의 여러 가지 상황에 관해서 설명하고 있어 필요한 순간마다 필요한 부분을 찾아서 볼 수 있어서 참 좋았습니다. 어느 날 우울한 날이 왔을 때 나는 챕터4 ‘우울한 날을 위한 조언’을 찾아봅니다. 그러면 내게 도움이 되는 문장들이 주르륵 있습니다. 가령 이런 것들입니다.     

이 시기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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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이자 친족성폭력 생존자입니다. 오랜 노력 끝에 평온을 찾고 그 여정 중 알게 된 것들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주로 희망과 치유에 대해서. '엄마아빠재판소', '살아있으니까 귀여워' '죽고 싶지만 살고 싶어서' '은둔형 외톨이의 방구석 표류일기'를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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