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에 당선되는 극본쓰기 15 : 딜레마

이기원
이기원 인증된 계정 · 드라마작가, 소설가, 스토리 컨설턴트
2023/09/29
**** 공지 사항****

얼룩소 파산으로 이곳에 더 이상 글을 올리지 않습니다. 모든 글은 제 브런치로 옮겨 놓았습니다. 이제부터는 제 브런치로 와 주시기 바랍니다. 

곧 <미니 시리즈 작법>과 작법 동영상 강의들을 올릴 예정입니다. 

감사합니다. 


았어요."

오래 전에 어느 토크쇼에 출연했던 여성 연예인의 이 말에 순간, 나도 모르게 채널을 고정하고 말았다(이유는 굳이 설명하지 않겠다). 당시 방송 내용은 대충 이런 내용이었다. 

"그래서요? 찍겠다고 하셨나요?"

엠씨가 물었다. 

"아니요. 절대 안 찍겠다고 했어요."

뭔가 많이 아쉬운 감정이 내 안에서 생겨났다.

"아, 역시... 그러셔야죠."
"그런데..."
"네, 그런데...?"
"그쪽에서 10억을 주겠다고 하니깐... 안 하겠다는 말이 선뜻 안 나오더라고요."

바로 이 순간, 나는 그녀가 딜레마에 빠졌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결정을 내릴 수 없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 말이다. 

딜레마의 사전적 의미는 이렇다. 두 개의 판단 사이에서 어느 쪽도 결정할 수 없는 상태. 즉, 진퇴양난, 또는 양손의 떡 같은 상황을 말하는 것이다.

그래서 그녀는 어떤 선택을 했을까?

<시나리오 어떻게 쓸 것인가(Story)>의 저자 로버트 맥키는 딜레마적 상황에서 어떤 선택을 하는가에서만 그 사람만의 진정한 성격이 나온다고 말했다.

10억이면 지금도 큰 돈이지만, 그 당시에는 엄청나게 큰 돈이었다. 

일단, 10억이란 돈은 그녀가 옷을 벗을 수도 있는 액수인 것은 확실하다. 만약 누드 사진 제안을 수락한다면, 그녀는 돈의 액수가 문제이지 누드 사진을 찍는 것에 거리낌이 없는 사람인 것이다. 하지만 제안을 거절한다면 돈을 아무리 많이 준다고 해도 옷을 벗지 않는 자존심의 화신인 것이다. 

그녀는 과연 어떤 대답을 했을까? 

"저 혼자 결론을 내리기가 어려워서 가족회의를 했어요."

그녀의 성격이 보이는가?

그렇다. 그녀는 중요한 일에 대해서는 독단적인 결정을 내리기보다는 가...
이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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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는 작법 연구. <하얀 거탑>, <제중원> 집필. 드라마를 베이스로 ‘세상의 모든 작법’ 을 쉽고 분명하게 알려 드립니다. ‘공모에 당선되는 극본 쓰기’, ‘원포인트레슨’, ‘작가가 읽어주는 작법책’ 등등이 연재됩니다 이메일 keewon7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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