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뷰
2023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논쟁
방사능 피폭(exposure)을 평가할 때 [3]; 방사능은 왜 해로운가
2023/06/05
시리즈 1편 & 2편(자연 방사능 노출량)에 이어.
첫 포스팅에서 '생물에 미치는 피폭량의 단위 시버트(Sievert)를 정의할 때, 방사선 에너지에 생체애 주는 영향 계수를 곱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 방사선 에너지는 그레이(Gray; Gy)로 쓰고, 정의는 '방사선을 받는 물질 1 kg당, 방사선이 주는 에너지의 joule 단위 표기'이다.
첫 포스팅에서 '생물에 미치는 피폭량의 단위 시버트(Sievert)를 정의할 때, 방사선 에너지에 생체애 주는 영향 계수를 곱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 방사선 에너지는 그레이(Gray; Gy)로 쓰고, 정의는 '방사선을 받는 물질 1 kg당, 방사선이 주는 에너지의 joule 단위 표기'이다.
- Gray(Gy) ≡ 방사선이 물체에 주는 에너지(J)/물체 kg
- Sv ≡ Gy × C (생체 영향 계수)
앞에서 1 Sv도 엄청 커서 rem이나 mSv처럼 1/100 이하의 단위가 실제적이라 말했는데, 위 식으로 사람이 1 Sv를 받으려면 피폭되는 에너지를 계산해 볼 수 있다. 체중 70kg인 사람이 X-ray(보통 C=1로 놓음)를 맞는 경우 딱 70J의 에너지고, 중성자선처럼 C=10 부근이면 7J에 불과하다. 이게 얼마나 작은가 하면, 80℃의 커피 200g이 36℃인 인체에 추가로 전달하는 열에너지가 70J의 500배가 넘는다(보통의 종이컵은 용량이 192g이다).
E(coffee) = 4.186×(80-36)×200 = 36836.8(J)
참고로 보통 남자의 펀치력은 1000N 부근이라고 한다. 이 펀치를 배에 맞아 1cm만큼 움푹 들어간다면, 그 때 전달되는 에너지는 10J이다. 남자의 펀치를 몇 방 맞으면 죽을 수도 있으니, 물리적 충격으로 보면 그다지 작지 않다고 말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ㅎㅎ
1kg짜리 물건이 1m 떨어지면서 나오는 에너지가 거의 10J인 데 비교하면, 어쨌건 절대적 기준에서 방사선 노출이 인체에 주는 물리적 에너지는 결코 크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러면 생물은 같은 에너지라도 열이라는 형태로 받으면 멀쩡한데, 방사선 형태로 받으면 왜 그렇게 취약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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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선 에너지가 인체에 영향을 주는 영향은 물리적인 '펀치력'이나 열과는 다르다. 물리력은 인체의 기관(organ)들 자체에 기계적인 손상을 입히고 - 가령 뼈를 부러뜨리거나, 비장이 파열되는 등 - 열은 세포의 구성 성분인 단백질 등을 변성시켜 문제를 일으키지만, 방사선은 세포의 미세 기관에 광범위하게 직접 상처를 입히기 때문에 위험하다. 이 미세 기관에는 세포의 설계도이자 일상적인 기능을 유지하는 데 기본 작업 지시서 역할을 하는 DNA(가끔은 RNA)도 들어간다. 방사선을 쬔 순간에는 겉으로 보기에는 웬만큼 큰 문제가 없는 것 같아 보이나, 실제 세포의 많은 부분이 손상을 입는 것이다.
그러면 방사선은 어떤 힘이 있기에 멀리서도 세포 내부까지 직접 손상을 입힐 수 있는가? 방사선의 본질이 물질을 어느 정도 투과할 수 있는, 에너지가 큰 원자 수준의 입자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신체 외부에서도 피부를 침투해 세포에 직접 손상을 준다.
- α선 ; 원자핵에서 자발적으로 방출되는 헬륨 원자핵(양성자 2, 중성자 2개). 전하가 2+기 때문에, 통과하는 경로 주변의 물질에 있는 전자들과 매우 강력하게 상호작용한다. 원자의 전자 구름이 - 전하를 띠므로, 빠른 속도의 +전하를 늦추는 역할을 한다. 이 때문에 매우 빨리 에너지를 잃어서 보통 공기 중에서도 수 cm 이상 이동하기 어려우며, 종이 한 장 정도면 거의 막힌다. 즉 인체 외부에 있으면 옷만 입어도 피폭 수준이 미미하다. 하지만 그 동안 주변의 전자를 매우 많이 떼어내기 때문에(이온화 ionization 정도가 크다), 일단 몸 속으로 들어오면 피폭 피해가 크다.
- β선 ; 원자핵에서 방출되는 고에너지 전자선. 인위적으로 전자 beam을 고에너지로 만들어도 효과는 똑같다. 전하가 1-이라 2+인 α선보다 물질 중에서 속도를 더 천천히 잃으며, 주로 물질의 전자와 충돌해 튕겨서 에너지를 잃는다. 공기 중에서는 대략 m 단위로 투과하며, 얇은 알루미늄 판 정도로 저지할 수 있다.
- γ선 ; 고에너지 빛(=전자기파)이다. 대체로 X선보다 파장이 짧으며, 주로 원자가 α선이나 β선을 방출한 후 여분의 에너지를 방출하며 생성된다. 에너지를 잃는 방법은 원자핵 또는 전자와(compton effect) 상호작용하거나, 특히 에너지가 큰 경우 물질 내부에서 전자와 그 반입자인 양전자(positron)를 동시에 생성하는 쌍생성(pair production)이 중요하다. 전하가 없기 때문에 일반적인 방사선 중 가장 투과력이 크며, 대개 콘크리트로는 수십 cm 정도, 납처럼 밀도가 큰 금속으로도 수 cm 이상이 돼야 저지된다.
- 중성자선 ; 자연적으로는 생기지 않으며, 가장 전형적으로는 원자/수소 폭탄이 터지면서 사방으로 방사된다. 전하가 없기 때문에 α, β선보다 투과력이 훨씬 강하며, 인체에 대한 효과도 크므로 위험하다[1]. 중성자는 주로 수소 원자핵과 충돌하면서 저지되는데, 생물체에는 물이 많으므로 이에 따른 이온화 작용이 상당히 강력하다.
- X선 ; 자외선보다 에너지가 큰 빛으로 인공적으로 만든 것을 이렇게 부른다. 전하가 없으므로, X-ray에서 보듯이 투과력이 크다. 특성의 상당 부분은 γ선과 겹친다.
이런 방사선들을 세포에 쬐면 +나 -이온이 생기면서 여러 가지 과정으로 인체에 해를 끼치는데, 그 과정에서 생기는 것들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아래로 간주된다.
OH·
화학 시간에 익숙할 수산화 이온(OH-)에서 전자 하나가 도망간 놈으로, 수산화 라디칼이라 한다.
산소는 전자 껍질 맨 바깥에 전자 8개가 있어야 가장 안정한데, 수산화 라디칼의 산소는 하나 모자라기 때문에 반응성이 매우 강력하다. 거칠게 말해, 방사선을 쬐면 세포에 이 수산화 라디칼이 생기고, 이것이 세포의 여러 소기관과 DNA를 공격하여 세포가 망가지는 것이다. 물론 이 외에도 방사선이 세포를 망치는 방법은 많으나 수산화 라디칼이 가장 중요하고, 일단 망가진 세포 및 DNA를 수선하는 방법은 수산화 라디칼이 망친 경우건 아니건 대충 몇 가지 방법으로 정리할 수 있다. 우선 귀찮으니 다음 포스팅에서 논하자.
漁夫
[1] 중성자탄이 바로, 건물 등을 파괴하는 폭발력보다 중성자를 많이 방사하여 가까운 곳의 생물체를 죽이는 데 촛점을 둔 것.
漁夫란 nick을 오래 써 온 듣보잡입니다. 직업은 공돌이지만, 인터넷에 적는 글은 직업 얘기가 거의 없고, 그러기도 싫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