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선
페미니스트. 캣맘. 탈가정 청년
그림을 그려요. 글을 써요. 동네 고양이들 밥을 챙겨 줘요.
정신과에 가야 할 사람은 안 가고 그 사람에게 상처받은 사람만이 정신과에 온다고?
정신과에 가야 할 사람은 안 가고 그 사람에게 상처받은 사람만이 정신과에 온다고?
어느 정신과 의사가 했다고 알려진 말이다. 이 말이 정신적 '어려움(장애라기보다는)'을 가진 사람들 사이에서 진리처럼 여겨지는 게 불편했다. 혹자는 나에게 "정신과를 찾는 상처받은 영혼을 위로하는 말이 아니냐?"라고 반문할지도 모른다. 나와 다른 정신장애인의 상처를 후벼파는 말인지도 모른 채.
'정신과에 가야 할 사람'이 따로 있는가?
이 말이 타겟으로 하는 사람들은 아마도 강렬한 삽화를 동반하는 중증정신질환자들이 아닐까? 조현병, 양극성장애 1형(강한 조증을 특징으로 하는 유형) 그리고 가장 많은 미움을 받는 성격장애까지. 어쩌면 '아스퍼거 남편 카페'에서 욕을 하는 자폐인 기혼 남성일지도 모른다.
'정신과에 가야 할 사람'이 있다는 건 어찌 보면 '정신과에 가지 않아도 될 사람'이 있다는 뜻이다. 사실 현대인은 모두 정신병 하나쯤은 다 가지고 있다고 하지 않은가? 둘 다 정신병을 최소 하나씩은 가지고 있다는 말일 텐데. 그렇다면 양자의 차이는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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