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짜가 있을까
나는 작은 카페를 운영하지만, 커피만 내리지는 않는다. 여행객의 가방을 장시간 맡아둘 때도 있고, 손님의 물병에 가득 물을 채워드릴 때도 있고, 원 없이 얼음을 내어드린 적도 있으며, 휴대폰을 충전해드리기도 하고, 원하면 에어컨을 가장 세게 풀가동하기도 하고, 냅킨을 무한제공하며, 차에서 내리며 들고 나온 양손 가득 담긴 쓰레기를 인사보다 먼저 받는 경우도 많다.
내게만 해당되는 이야기는 아니다. 한국사회는 유독 공짜를 좋아한다. 혹은 자신이 일정 금액의 찻값이나 밥값을 내면 가게 안에서 어떤 짓을 해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음식점에서 반찬을 무한 리필해달라고 하는 건 기본이고, 물은 당연히 공짜로 준다고 생각하며, 휴지나 냉난방 시설, 화장실 이용 등은 돈이 들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반찬을 무한 리필해주려면 그만큼 식재료비가 들어가고, 물은 수도세가 청구되며, 냉난방기는 상당한 전기세가 나온다. 쓰레기는 쓰레기봉지값이 들고 화장실 역시 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