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공짜가 있을까

박순우(박현안)
박순우(박현안) · 쓰는 사람
2022/10/12
공짜가 있을까

나는 작은 카페를 운영하지만, 커피만 내리지는 않는다. 여행객의 가방을 장시간 맡아둘 때도 있고, 손님의 물병에 가득 물을 채워드릴 때도 있고, 원 없이 얼음을 내어드린 적도 있으며, 휴대폰을 충전해드리기도 하고, 원하면 에어컨을 가장 세게 풀가동하기도 하고, 냅킨을 무한제공하며, 차에서 내리며 들고 나온 양손 가득 담긴 쓰레기를 인사보다 먼저 받는 경우도 많다. 

내게만 해당되는 이야기는 아니다. 한국사회는 유독 공짜를 좋아한다. 혹은 자신이 일정 금액의 찻값이나 밥값을 내면 가게 안에서 어떤 짓을 해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음식점에서 반찬을 무한 리필해달라고 하는 건 기본이고, 물은 당연히 공짜로 준다고 생각하며, 휴지나 냉난방 시설, 화장실 이용 등은 돈이 들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반찬을 무한 리필해주려면 그만큼 식재료비가 들어가고, 물은 수도세가 청구되며, 냉난방기는 상당한 전기세가 나온다. 쓰레기는 쓰레기봉지값이 들고 화장실 역시 휴지값과 수도세가 든다. 

처음 유럽으로 여행을 갔을 때, 화장실을 갈 때마다 일정 금액을 내야 했다. 음식점에 들어가도 물은 내 돈으로 사야했다. 한국에서 당연한 것들이 타국에서는 당연하지 않은 경우가 참 많다. 정이라는 단어로 퉁 치기에 이 땅에서 시름시름 앓는 자영업자들은 차고 넘친다. 우리가 아무렇지 않게 사용하고 누리는 것들을 위해 그들은 자신의 돈을 쓰고 영혼을 갈아 서비스를 하며 펴지지 않는 얼굴을 들어 웃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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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저것 씁니다. 『아직도 글쓰기를 망설이는 당신에게』를 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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