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놀라고, 너도 놀라고. '욕쟁이들'

연하일휘
연하일휘 · 하루하루 기록하기
2022/10/20
"자, 78쪽 펴 보자."

수업을 시작하며 아이들에게 교재 페이지를 안내해 줍니다. 한 학생이 뒤늦게서야 가방을 뒤적거리다 책을 꺼내요. 그런데, 그 순간 학생의 입에서 한 문장이 튀어나옵니다.

"아, 시X"

놀라서 그 학생을 빤히 바라보다, 주위를 보니 다른 아이들도 놀란 눈으로 그 학생을 바라봅니다. 제가 잘못 들은 건가 싶었는데, 주위 아이들의 반응을 보니 그건 아니었나봐요.

"왜요?"

시선이 쏠리자 그 학생은 오히려 당황한 듯한 모습입니다. 이유를 말해주자, 학생은 열심히 손사래를 칩니다. 욕을 하지 않았다면서요. "칠십팔"이라는 단어를 내뱉은 것이라며 욕을 한 적이 없다 하는데, 너무나도 선명하게 들린 문장이었습니다. 본래, 욕이라는 것이 다른 단어들에 비해서 더 기억에 잘 남는다고 하는데, 진짜 학생이 욕을 사용한 것일까요, 혹은 칠십팔이란 단어에서 강세가 잘못 잡힌 것일까요. 결국 논란만을 낳은 채, 소란은 마무리되었습니다.

실은 이전에도 이 학생이 수업 중에 창 밖으로 보이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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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쓰는걸 좋아하지만 잘 쓰진 못해요. 사교성이 없어 혼자 있는 편이지만 누군가와의 대화도 좋아해요. 긍정적으로 웃으면서:) 하루하루 살아가고픈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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