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말로 좋은 날
"....요컨대 그는 유장한 다변가였고, 무심하게 쓰는 한편 연민으로 넘치는 사람이었다. 흥건한 말과 수다, 연민과 거리 의식이야말로 미천한 삶에 위대함을, 거대한 삶에 희극성을, 살벌한 '지역'의 풍경에 노스탤지어를 새겨넣을 수 있는 방법이었던 것이다. 그래서 그의 소설은 우스꽝스럽지만 아름다웠고, 사소하면서도 위대했으며, 수다스러우면서도 숭고할 수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윤리적인 한편, 즐거운 것이었다.
그런 그의 문체가 눈에 띄게 짧아졌고, 메말라졌다. 연민도 사라졌다. 작가는 더이상 웃(기)지 않는다. 우리도 웃지 못한다...."
- 황호덕(문학평론가), 절단(을 절단)하는 이사람('참말로 좋은 날' 비평) 중에서
내가 알던(그의 책을 꽤 많이 읽었으니 '안다'라는 말을 써도 되겠지? 소설가와의 만남은 작품 하나로 충분한 법) 성석제는 '웃긴' 작가다. 웃길 줄 아는 작가다. 그의 만든 캐릭터는 익살스럽고, 그의 문체는 맛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