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한창 세간을 달궜던 챗GPT는, 우리 학과, 물리학과에서만큼은 이상하리만큼 조용했다. 개강한 첫 주 오리엔테이션에서 물리학과 교수님들 중 챗GPT에 대해 언급하시는 교수님은 - 내 기억이 맞다면 - 단연코 하나도 없었다. 사실 물리학과 교수님들 입장에서는, 그리고 학생인 내가 보기에도 이에 대해 언급하실 이유가 없다. 다른 학교는 몰라도, 우리 학교 전공 시험은 전부 수기(가끔 전자계산기와 적분 테이블(미적분 공식) 제공)로 친다. AI가 개입할 여유가 없다. 그러니깐, "어차피 성적에는 영향이 없으니까, 쓰던 말던 너네 알아서 해라"라는 의미가 함축되어있지 않을까. 이 문제를 학교 입자 물리학 박사과정을 하고 있는 선배한테 물어봤을 때도 대답은 내가 예상했던 것대로였다. 어차피 물어봐봤자 쓰레기만 나온다는 것이었다. 내가 레퍼런스(출처)를 달라고 하면 괜찮지 않냐고 물었을 때도, 많이 요약하면 "그래서 그게 뭐 어쨌다고"가 대략적인 반응이었다. 어차피 내가 알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