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초민감자다.
어릴 적 부터 남들과 일반적 자극에 다르게 반응한다는 걸 자각한 나는 적극적인 자세로 관용성(Tolerance)을 넓히지 않으면 예민함에 함몰되어 은둔자가 되거나 미치광이로 살겠구나 싶었다.
그래서 일부러 평균 이상의 자극 (다른 말로 '사서 고생')에 적극적으로 노출시키는 라이프 스타일을 만들어왔고, 20대 후반 쯤 하나의 분기점을 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관용과 예민 사이, 관용이 내 존재의 헤게모니를 잡았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때부터 내 예민함은 무기가 되었다. 관용의 통제하에 있는 예민함은 잘 길들여진 신령한 말이 되어 내가 있어야 할 곳에 나를 데려다 주었다.
-사실 예민함은 언제나 무기였다.
그것은 좋은 자극 나쁜 자극 가리지 않고 증폭기 역할을 해 주었기 때문이다.
내가 예민 증폭기를 달지 않은 사람으로 14살 때 장자(莊子) 내편을 읽었다면 그가 말했던 '무대(無待)의 경지'에 대한 여운이 지금도 내 삶에 잔존할지 나는 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