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녀회에서 샀다고 동생이 된장 두통을 줬다. 해마다 준다. 간장 막 뺀, 1도 안익은 된장을 김치냉장고에 쑤셔넣고 돌아서는데 뒤통수가 뜨끔뜨끔. 원래 야물딱진 살림솜씨와는 덜 친하다. 정체 모를 장종류들이 그득한 냉장고. 지난해엔 독하게 아팠는지라 용서가 됐지만 왠만한 지금은 쫌 거시기하다. 뭐 하나 꺼내려 냉장고 문을열때 치켜봐도 된장, 새초롬히 내려 떠도 된장,째려봐도 된장,흘깃봐도 된장이니 김냉꺼까지 합하면? 아이고 두야. 바깥은 봄빛으로 날아갈듯 한데 황주부의 냉장고를 열면 쿠리쿠리 뒤숭숭 그 자체. 맘먹고 모든 된장들에게 오더를 내렸다 헤쳐 모여~~ 뚜껑 벗어~~ 식탁 가득 된장통들이 저마다의 고유향을내뿜으며  면상을 드러냈다. 누런것 거무스레한것 붉은것 진갈색에 검정것....다양도 한지고. 큰 다라에 몽땅 쏟은 후 식힌 찹쌀죽을 넣고 두손으로 마구 치댔다. 지각각이던 색깔이 맛있어보이는 적당한 갈색으로 통일, 우리의 소원은 통일~ 반질반질한 항아리에 목구멍까지 차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