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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코스트코 - 강남규, <지금은 없는 시민>, 한겨레출판
냉담의 파고를 넘어 - 정지아, <아버지의 해방일지>, 창비
영국 초등학교에는 교과서가 없다고? - 김성우 엄기호, <유튜브는 책을 집어삼킬 것인가>, 따비
영국 초등학교에는 교과서가 없다고? - 김성우 엄기호, <유튜브는 책을 집어삼킬 것인가>, 따비
남편의 갑작스러운 주재원 발령으로 영국으로 건너가게 된 우리 가족, 3년을 살면서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본 대상은 역시 아이들 학교다. 자녀가 둘인 덕에 어린이집부터 5학년까지 두루 경험할 수 있었다. 영국 초등학교의 가장 큰 특징은 아무래도 교과서가 없다는 점이다. 이 얘기를 하면 ‘교과서도 없이 어떻게 수업해?’ 다들 놀란다. 나도 처음엔 그랬다. 나중에 보니 교과서와 진도에 대한 부담이 없기 때문에 아이들의 수준에 맞는 다양하고 창의적인 수업이 가능하다는 걸 알게 됐다.
예를 들어 해당 학기에 ‘로마 역사’를 다루면 수업 시간엔 로마 역사, 문화, 생활상을 다룬 각종 자료를 읽으며 글짓기를 했다. 주말엔 재활용 쓰레기를 활용해 로마 시대를 표현하는 만들기 과제가 나왔다. 우리는 큰 박스를 자르고 은박지로 감싸 방패와 칼을 만들었다. 만들면서 아이들이 무척 즐거워했다. 한 달간 로마 역사에 대해 충분히 배우고 나면 기다리고 기다리던 ‘로마인의 날’! 그날은 교사, 학생 할...
쓰지 않았으면 일어나지 않았을 - 신영복,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돌베개
쓰지 않았으면 일어나지 않았을 - 신영복,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돌베개
고 신영복 선생님의 옥중 서간,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은 스무 살, 대학 선배의 추천으로 처음 만났다. 단정한 문장과 풍부한 식견에 매료되었고, 절망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자기를 갈고닦는 한 인간의 고아한 기상에 감탄했다. 그 후 누가 ‘인생 책’을 물으면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을 꼽았고, <더불어숲>, <나무야 나무야>, <강의>까지 내처 읽었다. 지금 생각하면 앞날이 창창한 대학생이 20년 무기수의 심정을 얼마나 공감할 수 있었을까 싶고, 그저 지적 허영심이 아니었나 하는 의심도 들지만, 그래도 좋은 책이 주는 묵직한 감동은 느낄 수 있었다.서른둘, 엄마가 되었다. 하고 싶은 것도, 가고 싶은 곳도 많았던 나는 하루아침에 집 안에 갇혀버린 신세가 되었다. 집이 감옥처럼 느껴졌을 때, 한 개인으로서 자유와 인권을 박탈당했다고 느껴졌을 때 자주, 감히 신영복 선생님을 떠올렸다. 감옥도 대학이 될 수 있다면 육아는...
글쓰는 엄마로 살고 싶다면 - 김유담 외, <돌봄과 작업 2>, 돌고래 출판사
글쓰는 엄마로 살고 싶다면 - 김유담 외, <돌봄과 작업 2>, 돌고래 출판사
두 아이 엄마로서 읽고 쓰는 사람으로서 ‘돌봄과 작업’은 늘 관심있는 주제다. 돌고래 출판사의 <돌봄과 작업 1> 책이 참 좋아서 주변에 많이 권했더랬다. 비슷한 콘셉트로 책을 기획하시는 출판사 대표님께 이 책을 읽어보면 도움이 될 거라고 조언을 드리기도 했다. 얼마 전 출간된 <나의 사랑스러운 방해자>를 읽고, 번역자와 함께하는 두 번의 줌미팅에도 참여했다. 어느새 돌고래 출판사의 팬이 되었다.
<돌봄과 작업 1, 2>에서 가장 빛나는 점은 돌고래 출판사의 김희진 대표의 기획이라고 생각한다. 가히 기획의 승리라고 말할 수 있는 책. 워킹맘의 고충 정도로 축소되었던 일과 양육의 의미를 ‘돌봄과 작업’으로 명명해 내고 선점하고 이슈화시킨 점을 높이 사고 싶다. 어디서 어떻게 이런 필자들을 다 한 자리에 모았는지도 놀랍다. 알고 보니 민음사와 반비를 거친 경력 20년이 넘는 베테랑 편집자더라. 역시 싶었다. 편집자의 글을 읽으면서 그가 어떤 마음...
디지털 원주민과 함께 살아가기 - 이재포 외, <Z세대를 위한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 디지털 시대, 건강한 시민으로의 성장을 위해>, 민들레
디지털 원주민과 함께 살아가기 - 이재포 외, <Z세대를 위한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 디지털 시대, 건강한 시민으로의 성장을 위해>, 민들레
핸드폰은 없어도 게임은 못 참지
“엄마, 우리 반에서 핸드폰 없는 사람 나밖에 없대!”
초등학교 5학년인 큰아이가 가방을 내려놓자마자 외쳤다. 반에서 스마트폰 관련 실태조사를 했는데 핸드폰이 없는 아이는 우리 아이 하나고, 폴더폰을 쓰는 아이가 한 명 더 있고, 나머지는 전부 스마트폰이라고 한다. ‘이제 때가 된 건가…?’ 싶어 너도 갖고 싶냐 물어보니 지금은 필요가 없단다. 오케이, 필요하면 언제든 말하라고 했다. 저도 갖고 싶을 텐데 특별히 조르지 않는 아이가 신기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선생님이 “부모님이 큰 결심 하셨구나.” 칭찬해 주셨단다. 친구들 앞에서 남몰래 어깨가 으쓱했나 보다.
선생님 말씀대로 뭔가 큰 결심이 있었던 건 아니었다. 작년 초까지 3년간 살았던 영국에서는 중학교 가기 전에 아이들에게 고가의 핸드폰을 사주는 일은 드물었다. 아이들이 보호자 없이 혼자 있는 일이 없기에 굳이 필요가 없기도 하다. 한국에 돌아온 지금도 나는 아이들이 집에 오는 시간에...
우리는 모두 타인의 선의에 기대 살고 있다 - 이상교, <우리 반 문병욱>, 문학동네
우리는 모두 타인의 선의에 기대 살고 있다 - 이상교, <우리 반 문병욱>, 문학동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