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주
멋지게 다르게
악셀 밟는여자
아포칼립스라는 미래와 최후의 집
‘너의 목소리가 보여’: 목소리라는 인터페이스
이태준 장편소설에서 섹슈얼리티가 작동하는 방식
“나는 생각한다 I Think”라는 잉여의 (불)투명성 - 영화 <블레이드 러너>의 음향효과
“나는 생각한다 I Think”라는 잉여의 (불)투명성 - 영화 <블레이드 러너>의 음향효과
“나는 생각한다 I Think”라는 잉여의 (불)투명성 - 영화 <블레이드 러너>의 음향효과
스스로를 동물의 경계로까지 가져다 놓는 로이의 울음소리는, 영화 속에서 제시되는 그 반대방향의 벡터와 동적인 균형을 이룬다. 자신들의 창조주인 타이렐과의 독대를 성사시키기 위해 로이(룻거 하우어)는 유전자 설계자인 세바스천을 협박해 타이렐과 체스를 전화로 두게 하는데, 이 과정에서 세바스천에게 로이는 훈수를 둔다.
그 수란 “비숍을 킹7로(Bishop to King Seven)”인데, 로이에게서 이 수를 전해 들은 세바스천은 전화로 이를 그대로 반복한 후, 약간의 시차를 두고 “I think”라고 덧붙인다. 자신의 방에서 이를 확성기로 전해 들은 타이렐은 승부욕을 발동시키며 그를 자신의 방으로 불러들이는데, 이는 그때까지 한 번의 예외를 제외하고는 자신을 단 한 번도 이기지 못했던 세바스찬이 전해준 절묘한 수가 자신을 궁지에 몰아넣었기 때문이다. 즉 위의 대사 마...
기만과 억압, 개인의 트라우마와 공적 폭력의 역사 - 임철우, <직선과 독가스>
기만과 억압, 개인의 트라우마와 공적 폭력의 역사 - 임철우, <직선과 독가스>
기만과 억압, 개인의 트라우마와 공적 폭력의 역사 - 임철우, <직선과 독가스>
「직선과 독가스」속 1인칭 서술자가 ‘당신(혹은 선생님)’이라고 부르는 인물은 스토리 안에 존재하므로 이 중에서는 첫 번째 유형에 속한다고 보는 것이 가장 적합할 듯하다. ‘당신’은 5월의 광주 이후 미쳐버린 ‘나’의 이야기를 듣고 있는 사람으로, ‘나’를 잡아간 이들이 정신 상담을 위해 데려간 곳에서 만났다는 점에서 그는 5‧18을 망각시키려는 진영에 공 모하고 있는 사람이자 그 자신도 망각의 주체라고 할 수 있다. 이 때 ‘당신’은 개별적인 인 물이지만, 5‧18의 망각이라는 상황을 경유하여 일반화되는 존재이기도 하다.
즉, ‘당신’은 개인이지만 평균적 경험을 일반화했다는 그 특성으로 인해 소설을 읽는 이가 이 상황에 참여할 수밖에 없도록 만든다. 뿐만 아니라 ‘나’는 계속해서 병리의 시작점이 오월의 광주임을 말하고 있다. 시기를 특정함으로써 ‘나’의 외상은 역사적인 것이 되...
주체와 발화자의 분리라는 한계, 혹은 가능성 - 영화 <블레이드 러너>의 음향효과
주체와 발화자의 분리라는 한계, 혹은 가능성 - 영화 <블레이드 러너>의 음향효과
주체와 발화자의 분리라는 한계, 혹은 가능성 - 영화 <블레이드 러너>의 음향효과
레이첼의 도움으로 위기를 넘기고 집으로 돌아온 데커드는 그녀와 정사를 갖는데, 그녀에게 “당신을 원해요 I want you”라고 말한 후 이를 그대로 반복하게 한다. ‘상대방에 대한 욕망을 명령/지시한다’는 이 아이러니는 데커드가 드러내는 강압적인 제스처와 함께 의심의 여지 없이 ‘성차’ 혹은 ‘미투의 정치학’ 속에서 비판적으로 읽어야 한다. 현상(학)적 차원에서 저 문장의 발화자는 레이첼이지만, 그 문장이 그녀의 자발적 욕망에 대한 증거라고 믿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자발적 주체성의 담지자로 간주되는 ‘주체’와 문장의 ‘발화자’ 사이에 놓인 이러한 간극은 <블레이드 러너 2049>에서 흥미로운 방식으로 변주된다. 에머네이터 emanator를 통해 집 안에 천장에 설치된 ‘장소특정적’ 장치로부터 자유로워진 조이가 “당신과 함께 있으면 너무 행복해요 I’m so h...
리얼리티의 문제와 민중 결집의 가능성 - 임철우, <직선과 독가스>
상실과 폐허의 힘으로 말하기 - 임철우, <직선과 독가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