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수
이미 흘러간 것을 사랑하는 법 - 『모국어는 차라리 침묵』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 - <녹천에는 똥이 많다>(8)
가장 위대한 이데올로기, 먹고사니즘 - <녹천에는 똥이 많다>(7)
우리는 모두 똥밭 위에 살고 있다 - <녹천에는 똥이 많다>(6)
녹천과 영등포, 변두리라는 장소성이 지닌 의미 - <녹천에는 똥이 많다> 깊이 읽기(5)
녹천과 영등포, 변두리라는 장소성이 지닌 의미 - <녹천에는 똥이 많다> 깊이 읽기(5)
소설의 제목에서도 드러나듯이, ‘녹천’이라는 공간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흘러간다는 점에서 이 공간이 가지는 의미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이 소설의 주요 공간인 ‘녹천’은 현재 강북지역 노원구에 있는 1호선 ‘녹천역’ 부근과 같다. 즉, 작가는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공간을 소설의 배경으로 설정해 현실감 있게 이야기를 풀어낸 것이다.
서울 동북쪽 끝에 있는 노원구는 예전에 낙후된 지역이었다. 1963년에 서울시로 편입되기는 하였지만, 철거민의 이주 지역이나 군사보안지역으로 묶여 있어 여전히 도시개발 대상에서는 소외된 지역으로 남아있었다. 하지만 1982년 마들평야 일대를 택지로 개발한다는 새로운 도시계획이 구성되면서 노원지역은 오늘날과 같은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서울의 인구수용 문제와 부족한 주택 공급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노원은 서울의 외곽 신흥 주택 단지 건설 지역으로 선정되어 대단위의 서민 아파트가 들어서게 된 것이다. 오랫동안 농업 중심 지역으로 존재해오던...
촌지받는 전교조 교사를 고발했을 때 벌어진 일 - <녹천에는 똥이 많다> 깊이 읽기(4)
촌지받는 전교조 교사를 고발했을 때 벌어진 일 - <녹천에는 똥이 많다> 깊이 읽기(4)
나는 저자가 남성의 소시민적인 모습과 욕망을 드러내기 위해 결국 여성을 도구적 수단으로 사용했다고 생각했다. 대물림된 남성성의 어두운 면모를 저자는 딱히 꼬집지도 않았으며, 당연한 논리로 이어가고 있었지만, 아내와 딸에 대해서는 제한적인 서술을 하며 어머니에 대한 시각을 뒤로 감추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가족’을 중심으로 인물들을 살펴봤다면, 준식에게 작용하는 또 다른 사회적 역학관계를 드러내는 ‘학교’ 공간 속 인물들도 잠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학교에는 교장과 전교조 교사의 대립 관계가 존재했다. 교장은 준식에게 전교조 교사들에 대한 밀고를 은연중에 권유하기도 하면서 압력을 행사했다. 특히, 교장은 준식의 가장 찌질했던 시절을 기억하는 사람으로 준식을 불편하게 만드는 사람이다. “홍 선생, 요즘 교무실 분위기가 어떤 것 같습니까?” 갑자기 교장의 목소리가 낮아졌다.
“글쎄요, 제가 보기엔... 좋은 것 같습니다.” “그런 막연한 대답이 어디 있소? 뭐 특별히...
가부장제의 지속과 남성성의 대물림 - <녹천에는 똥이 많다> 깊이 읽기(3)
가족, 격의 없거나 혹은 무례하거나 - <녹천에는 똥이 많다> 깊이 읽기(2)
가족, 격의 없거나 혹은 무례하거나 - <녹천에는 똥이 많다> 깊이 읽기(2)
우선, 준식과 준식 아내의 대립 중심에 있는 ‘민우’를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소설 속에서 민우에 관한 내용이 큰 비중을 차지하지는 않는다. 민우가 어떻게 사회에 대해 올바른 소리를 했는지, 어떠한 계획을 하고 있는지는 단편적으로만 그려지고 있을 뿐이다. 단지, 우리는 당대 사회상황을 고려해보았을 때, 민우가 학생운동을 했고 사회 모순에 저항하고 있는 사회 운동가이기 때문에 그 자체로 ‘순수함’의 상징이라고 보게 되는 것이다. 여기서 짚어봐야 할 점은 ‘민우’를 그저 ‘순수함’의 상징으로만 볼 수 있냐는 것이다. 소설 초반부에서도 등장하듯이 사실 민우는 자신이 하고 싶은 말만 내뱉으며, 남들의 시선 따위는 중요치 않게 생각한다. “여기서 내린다고? 여기가 형이 사는 동네란 말야?”
“난 형이 아파트에 산다기에 제법 그럴듯한 중산층 동네일 거라고 기대했는데.”
민우 녀석의 양말은 며칠 동안이나 갈아신지 않았는지 시커먼 땟국이 얼룩져 있었고, 게다가 엄지...
갑자기 찾아온 이복동생, 안정된 생활을 뒤흔든 침입자 - <녹천에는 똥이 많다> 깊이 읽기(1)
갑자기 찾아온 이복동생, 안정된 생활을 뒤흔든 침입자 - <녹천에는 똥이 많다> 깊이 읽기(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