싶었다

재재나무
재재나무 · 글쓰기를 좋아하는 사람
2023/03/15
싶었다
정리움
   
   
폭포처럼 쏟아지는 봄볕 아래 서 있었다
꽃잎이 바람을 뱉어내며 날리고 있었다

그와 내가 살고 싶었던 집 앞에는 벚꽃 나무들이 즐비했다 등불 같은 꽃이 어둠을 지고 퇴근하는 그를 환하게 비춰 줄 것 같았다 소낙비처럼 내리는 잎들, 우산 없이 그를 마중하고 싶었다 휴일에는 벚나무 아래 벤치에 앉아 음악을 들으며 책을 읽고 싶었다 하얀 소면 같은 봄볕에 무릎을 내어주고 싶었다 푸른 것들을 무쳐 이른 저녁을 먹고 싶었다 헛기침하는 슬리퍼를 끌고 밖으로 나가볼까? 돌아오는 길에서는 당신 앞에서 뒷걸음치며 예쁜 약속을 하고 싶었다
   
하얀 바람이 소복이 쌓이는 눈사람 같은 봄이었다

#누구나 꿈을 꿉니다. 가끔 이룰 수 없는 꿈이 있는 현실이 아름답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이루어진다면 더 이상 아...
얼룩패스
지금 가입하고
얼룩소의 모든 글을 만나보세요.
이미 회원이신가요? 로그인
청소년 분야에 관심이 많아요. 그냥 저냥 생활글을 잘 쓰고 싶은 사람입니다. 나의 이야기가 우리의 이야기가 되는 글을 쓰고 싶어요.
147
팔로워 159
팔로잉 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