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내가 잔소리를 한다.
지금도 좋아하지는 않는다.
그런데, 이제는 내가 잔소리를 한다.
"안과 좀 가야지. 아빠"
"병원 좀 가자. 엄마"
"아빠, 영양제 드세요."
하루에도 많지 않은 대화가 오가지만
대화에는 반말도 존댓말도 섞여있다.
나는 아직 철이 덜 들었나보다.
이 많지 않은 말들이 이제는 잔소리가 되었다.
"큰 딸, 너 잔소리가 너무 심해, 그만해, 어차피 안 듣는데 뭘 그렇게 말하냐?"라고 엄마가 불만을 던지셨다.
이제는 내가 부모님의 보호자가 되어 병원에 동행한다.
시간이 이렇게 많이 흘렀다. 모두 나이가 들었다.
부모님은 환갑 주변의 연세가 되셨고, 나는 30대가 되었다.
내가 하는 염려는 잔소리가 되었다.
병원 가자고 하면 가시고
외식하자고 하면 좀 나가서 맛있는 것도 좀 드시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