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0/10
서시
한강
어느 날 운명이 찾아와
나에게 말을 붙이고
내가 네 운명이란다, 그동안
내가 마음에 들었니, 라고 묻는다면
나는 조용히 그를 끌어안고
오래 있을 거야
눈물을 흘리게 될지, 마음이
한없이 고요해져 이제는
아무것도 더 필요하지 않다고 느끼게 될지는
잘 모르겠어
당신, 가끔 당신을 느낀 적이 있었어
라고 말하게 될까
당신을 느끼지 못할 때에도
당신과 언제나 함께였다는 것을 알겠어
라고,
아니, 말은 필요하지 않을 거야
당신은
내가 말하지 않아도
모두 알고 있을 테니까
내가 무엇을 사랑하고
무엇을 후회했는지
무엇을 돌이키려 헛되이 애쓰고
끝없이 집착했는지
매달리며
눈먼 걸인처럼 어루만지며
때로는
당신을 등지려고 했는지
그러니까
당신이 어느 날 찾아와
마침내 얼굴을 보여줄 때
그 윤곽의 사이 사이,
움푹 파인 눈두덩과 콧날의 능선을 따라
어리고
지워진 ...
윤 동주님의 서시와는 또 다른 느낌의 서시입니다. 한 강작가는 시인으로도 불리셔야겠네요,, 자작하신 노래가 있다고 하니 찾아서 음악도 들어봐야겠네요..
한 행 씩 읽어 내려가 봅니다.
자꾸만 읽어 내려가는 행을 거슬러 읽어 내게 하는 힘을 지닌 시인 것 같아요.
채색주의자가 그런 것처럼.
너무나 깊고 아름다운 시입니다.
올려주신 @살구꽃 님께 감사드립니다.
이렇게 공유하는 글조차 지금은 저작권의 과한 해석으로 인용 및 출처와 관련하여 침해를 판단해야하고 심지어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삭막한 세계에 이른 것이 정말 아쉽습니다. 그럼에도 아름다운 시를 공유해주신 @살구꽃 님께 감사합니다.
우왓... 여러번 다시 읽게 되는 시입니다. 역시.. 멋진 작가님이네요b
저도 서시는 윤동주의 서시만 알고 있었는데, 덕분에 하나 더 추가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단톡방!!!에 이런 멋진 시를 공유하시는?! 그것도 멋집니다.
(부끄럽지만;; 아직 한강 작가님 책을 ㅠㅠ 읽어보지 못해서 - 소설 읽기를 잘 못해서요 - 이러저러한 그분이나 책에 관해서 할 말을 쓰지 못했습니다. 천천히 알아가보려구요. 그 전에;; 소설 읽기가 조금 익숙해져야할텐데.. 영 손이 잘 안 가서 ㅠㅠ)
이어지는 글 감사합니다 : )
기분은 지금도 좋구요. 내일도 좋을 것 같습니다. 새콤이에게 이 기쁜 소식을 호들갑스럽게 전해야죠. 노벨이 누군지, 노벨상이 뭔지 알고 있거든요 ^^*.
감사합니다.
한 행 씩 읽어 내려가 봅니다.
자꾸만 읽어 내려가는 행을 거슬러 읽어 내게 하는 힘을 지닌 시인 것 같아요.
채색주의자가 그런 것처럼.
너무나 깊고 아름다운 시입니다.
올려주신 @살구꽃 님께 감사드립니다.
이렇게 공유하는 글조차 지금은 저작권의 과한 해석으로 인용 및 출처와 관련하여 침해를 판단해야하고 심지어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삭막한 세계에 이른 것이 정말 아쉽습니다. 그럼에도 아름다운 시를 공유해주신 @살구꽃 님께 감사합니다.
우왓... 여러번 다시 읽게 되는 시입니다. 역시.. 멋진 작가님이네요b
저도 서시는 윤동주의 서시만 알고 있었는데, 덕분에 하나 더 추가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단톡방!!!에 이런 멋진 시를 공유하시는?! 그것도 멋집니다.
(부끄럽지만;; 아직 한강 작가님 책을 ㅠㅠ 읽어보지 못해서 - 소설 읽기를 잘 못해서요 - 이러저러한 그분이나 책에 관해서 할 말을 쓰지 못했습니다. 천천히 알아가보려구요. 그 전에;; 소설 읽기가 조금 익숙해져야할텐데.. 영 손이 잘 안 가서 ㅠㅠ)
이어지는 글 감사합니다 : )
기분은 지금도 좋구요. 내일도 좋을 것 같습니다. 새콤이에게 이 기쁜 소식을 호들갑스럽게 전해야죠. 노벨이 누군지, 노벨상이 뭔지 알고 있거든요 ^^*.
감사합니다.
윤 동주님의 서시와는 또 다른 느낌의 서시입니다. 한 강작가는 시인으로도 불리셔야겠네요,, 자작하신 노래가 있다고 하니 찾아서 음악도 들어봐야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