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적(笛跡)
적적(笛跡) · 피리흔적
2024/02/05
매료될 수 있는 일들은 아마도 거의 무용한 일들일지도 모릅니다. 갑자기 모란이 찾아오기 전 무심코 전각을 알게 되었습니다. 아마도 유튜브를 통해서 본 것이었을 테니...
   
의임당 고재완 선생의 전각이었을 것입니다.
먼저 저는 그 소리에 매료되어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습니다. 돌이 깎이는 소리 아무렇지도 않게 파고드는 칼날 의외로 쉽게 부스러기가 되는 가루들. 
아무 말 없이 바라다보다 정말 아무 생각 없이 홀린 듯이 화방을 찾아다니며 고정대와 전각 도를 주문한 뒤 연락을 받고 집으로 돌아온 날을 기억합니다.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는 날이었고 하룻밤을 고이 책상 위에 올려 둔 뒤 혼자서 몽고석을 깎기 시작했습니다. 이름을 파고 꽃을 나무를 수많은 글씨를 새겨넣었습니다. 
그리고 맘에 들지 않으면 사표로 표면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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