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역사책을 찾아서 (8)

이문영
이문영 인증된 계정 · 초록불의 잡학다식
2023/07/29
철학박사 송호수라는 사람이 2005년에 쓴 책 <단군은 실존인물이었다 - 단군 2,200년사 고증>을 보면 <단서(檀書)>라는 정체불명의 책이 나온다.

● <홍사, 동국역대, 단서>와 <단기고사, 환단휘기, 환단고기, 규원사화>
● 여러 옛 책을 모아 엮었기에 겹쳐진 곳들이 있다. (2쪽)

추측할 수 있는 책은 이고선(李固善)이라는 사람이 쓴 <심당전서(心堂全書)>에 들어있는 "단서대강(檀書大綱)"이라는 것이다. "단서대강"을 줄여서 "단서"라고 썼을 가능성이 있겠다.

이 책 24쪽의 주석에는 "단서대강"이 직접 언급되기도 했다.

<심당전서>는 546쪽의 한문 책으로 1981년에 출간되었다. 이 책에는 사라진 역사책이 듬뿍 들어있다.
국립중앙도서관 소장 화면 캡처
이 책은 1950년에 지은 책이라고 주장하는데, 이 때문에 <환단고기> 신봉자들이 매우 좋아한다. 이 책의 참고 도서 목록에 <환단고기>가 들어있기 때문이다. 1981년에 낸 책 참고도서에 <환단고기>가 있다고 해서 <환단고기>가 1950년 전에 있었다는 증거가 된다고 생각하다니, 참으로 어이없는 일이다.

참고도서 중에는 이유립이 쓴 <세계문명동원론>도 들어있다. 이 책은 1973년에 쓴 책이다. 그러니 1950년에 이 책을 썼다는 말은 성립하지 않는다.  

<심당전서>의 참고도서에는 터무니없는 것들이 잔뜩 있다.

<태백신사(太白神史)>, <태백유사(太白遺史)>도 들어있다. 이미 5편에서 이야기한 바와 같이 이 책들은 <태백일사>를 날조하는 과정에서 나타났던 책 제목으로 나중에 이유립은 이 흔적을 지우고자 노력했다. 이고선은 어디서든 주워들은 책 이름은 다 주워섬겼던 것으로 이 책 제목이 결국 <태백일사>와 동일한 것이라는 걸 몰랐다. 어디 그뿐인가. 4편에서 말한 바 있는 <삼신기(三神記)>도 들어있...
이문영
이문영 님이 만드는
차별화된 콘텐츠, 지금 바로 만나보세요.
이미 회원이신가요? 로그인
하이텔·이글루스에서 사이비•유사역사학들의 주장이 왜 잘못인지 설명해온 초록불입니다. 역사학 관련 글을 모아서 <유사역사학 비판>, <우리가 오해한 한국사>와 같은 책을 낸 바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 역사를 시민에게 쉽게 전달할 수 있는 책들을 쓰고 있습니다.
160
팔로워 846
팔로잉 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