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열심히 돈을 벌어야 하는 이유가 집 때문이란 사실이 처참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으로 할 수 있는 일들이 얼마나 많은가! 더 배울 수 있고, 더 볼 수 있고, 더 도전할 수 있는 기회들이 ‘내 집 마련’ 하나에 전부 매몰되어 버린다.
사회에 막 진입하는 시기에는 월세, 자기 분야에 자리를 잡기 시작할 때는 전세, 슬슬 이사 다니는 게 진절머리가 난다 싶으면 매매… 그리고 운 좋게 매매에 성공했다면 그때부터는 대출금 갚기에 돌입하겠지.
우리는 어릴 때부터 인간의 삶의 기본이 되는 세 가지가 '의, 식, 주'라고 배우며 자라왔다.
그러나 ‘주’를 구하는 게 이렇게나 험난하다는 건 아무도 알려주지 않았다. 요즘 흘러가는 분위기를 보면 어쩌면 평생 '주'를 구하지 못할 거 같기도 하다.
집은 삶을 유지하기 위한 기본 수단이라더니… 기본을 챙기는 게 이 정도로 힘이 들면 이건 기본이 아닌 거 아닌가요. 공교육에서 현실과 다른 이론을 당연하다는 듯이 알려주시다니요. 이 정도면 이거 교육 사기 아니냐고요.
물론 국가도 이런 상황을 가만히 손 놓고 지켜보고만 있는 건 아니다.
무주택 서민의 주거안정을 위해 추진되는 정책 중 하나로 ‘공공주택 구조사업’이 있다. 흔히 말하는 임대주택, 공공주택이 바로 이것이다.
그러나 현재는 공공주택단지 조성 과정에서 공권력을 동원해 원주민의 토지를 강제로 수용한다거나, 공공주택임에도 민간에 의해 비싼 값에 공급되거나, 시장에 나온 이후에는 투기 대상이 되어 오히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