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지와 캐릭터 사이의 모순: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

Guybrush
Guybrush 인증된 계정 · 웹소설 씁니다.
2022/12/28
재벌집 막내아들 이야기를 한 번 더 해보자. 지난 25일 종영한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은 주인공 윤현우가 재벌 3세 진도준으로 살다가 다시 현실로 돌아오는 원작과 전혀 다른 결말로 큰 논란이 되었다. 순양 그룹 총수가 되어 새로운 삶을 살아가는 원작 웹소설과 달리, 드라마에서는 다시 서민으로 돌아온 윤현우가 순양 총수 일가의 살인사건을 폭로하며 마무리된다.

지난 글(재벌집 막내아들이 각색으로 망한 이유)에서는 드라마가 왜 원작 웹소설과는 다르게 각색했는지 추측해 보았다. 주인공을 통한 대리만족이 중요한 웹소설에서는 재벌이 되고 싶다는 욕망을 그대로 드러냈다. 반면 드라마에서는 아무래도 욕망의 민낯을 그대로 담기는 부담스러웠을 것이다.

그래서 주인공을 더 착하게 만들고, 여주인공으로 재벌 저격수 검사를 세우고, 작품 전반에 친서민 반재벌 메시지를 드러냈다. 그렇지만 나는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이 ‘재벌은 극복해야 하는 존재’라는 메시지 전달에 실패했다고 생각한다.

논란이 된 마지막회 때문이 아니다. 15회 동안 드라마가 차곡차곡 쌓아온 캐릭터 서사와 감정선 전체가 드라마 결말에서 보여주는 메시지와 반대되기 때문이다.

쉽게 생각해 보자.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 인기의 가장 큰 요인은 단연 순양그룹 창업주 진양철 회장(이성민)이다. 주인공은 윤현우/진도준(송중기)지만 진양철의 인기는 주인공을 훨씬 뛰어넘었다. 배우 이성민의 연기도 정말 뛰어났지만 근본은 진양철이라는 캐릭터 자체에 있다고 본다.

원작과 드라마의 캐릭터 차이

진양철 캐릭터는 원작 웹소설과 드라마 사이에 차이가 있다. 드라마에서는 진양철이 막내 손자 진도준을 포함해 진윤기 가족을 아예 없는 사람 취급한다. 진도준은 그런 상황에서 할아버지 눈에 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순양을 사겠다고 도발한다. 장자승계를 하려는 진양철과 순양 그룹 총수를 노리는 진도준은 드라마 중반까지 갈등하며 긴장감을 조성한다.

반면 원작에서 진양철은 처음부터 손자 진도준을 사랑한다. 그의 아버지 진윤기는 미워해도 손자는 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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