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2/26
JTBC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이 막을 내렸다. 시작부터 순조로웠고 15회에서 시청률 25%를 기록하며 2022년 최고의 드라마가 될 뻔했다. 마지막회를 방영하기 전까지는.
드라마는 시청률을 넘어 화제성과 파급력도 높았다. 사람들은 진양철 회장 말투를 흉내 내고, 모현민의 매력에 끌려 형수님을 외치고, 이병철 회장 자서전까지 인기를 끌 정도였다. 그러나 마지막회에서 지금까지의 모든 이야기를 부정하는 최악의 엔딩으로 끝마쳤다.
중간중간 불안 요소는 있었다. 특히 텁텁한 러브라인이 문제였다. 진도준과 서민영의 러브라인은 사랑에 빠지는 과정이 너무 신속하고 뜬금없어서 시청자가 설렘을 느낄 포인트를 찾지 못했다. 게다가 둘의 관계는 ‘재벌가를 차지하려는 재벌 3세와 재벌 저격수 검사’라는 애초에 성립 불가능한 물과 불의 관계다. 그런데도 드라마는 이 위험한 관계를 욱여넣었고, 결국 둘의 관계가 주도적인 회차에는 시청률이 소폭 하락하기까지 했다.
또한 부도난 회사를 인수하면서 고용승계를 고집하고, 주가 조작과 카드대란에서 서민의 피해를 강조하는 등 재벌에 관한 비판적인 메시지를 분명하게 드러냈다. 그럴 때마다 드라마의 동명 원작 웹소설 <재벌집 막내아들>을 재밌게 본 팬들은 각색에 불만을 표시했다.
그러나 마지막 16회에 이르자 러브라인 따위는 문제도 아니었다. 시청자들이 한참 재밌게 보던 진도준의 삶을 물거품으로 만들고, 주인공은 다시 순양의 머슴 윤현우가 되어 참회하더니 순양을 사겠다던 놈이 스스로 재벌 저격수가 된다. 이쯤 되면 드라마는 원작의 초기 설정과 인물 관계만 따왔을 뿐 완전히 다른 작품이 되어버렸다.
원작 웹소설 <재벌집 막내아들>은 2017년부터 2018년까지 문피아에서 연재하면서 압도적인 인기를 끌었을 뿐 아니라, 웹소설에서 ‘재벌물’이란 장르를 개척하고 일궈낸 작품이다. 적어도 웹소설판에서는 인기나 화제성, 상징성 등 여러 면에서 검증이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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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로남불'인 사람들 말에 상처 받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좋은 글 감사했습니다.
늘 건강하세요 ^^
속이 다 시원하네요!
늦게 시청하기 시작하여 뭔 얘기? 하며 헤다가
환타지,환생에 감잡고 몰입하며 시청했는데,
최종회를 보고 난 감정이 이게 뭔지 당췌.
"행복하게 잘 살았단다"로 끝나는 동화에 석화된 때문인가?
<엔딩 관련 소견>
https://www.dogdrip.net/453342771
현재 웹상에서 돌아다니고 있는 엔딩 중 하나입니다. 진짜 딱 이 정도만 했어도 충분히 박수 쳐줄 만 한 엔딩이었다고 봅니다. 스토리의 기본은 연결고리인데, 떡밥 회수도 안 돼, 기존 내용마저 다 부숴버리는 전개 등 무엇을 위한 드라마였는지 이해가 도무지 안 되네요. 이번 드라마에서 엔딩은 작가가 기존 작품을 각색하는 능력조차도 없음을 여실히 보여줬다고 밖에 설명이 안 됩니다. 이게 한계라면 어쩔 수 없는 거겠죠.
이번 엔딩을 놓고, 기존 작가의 입장이 꽤 궁금해지는데요. 저는 왠지 해당 작가가 두 가지를 고민하고 있을 것 같습니다. 하나는 웹소설과 드라마는 아예 다른 장르로 받아들여서 장르 간 차이로 이해하고 넘어간다. 왜냐하면 드라마 엔딩을 망쳐버린 덕분에, 진짜 엔딩을 보기 위해 웹소설 유입이 늘 가능성이 커졌거든요.
https://www.fmkorea.com/5341702060
또 다른 하나는 말도 안 되는 이 엔딩을 놓고 작가 나름의 방식으로 비판한다. 현재 산경 작가가 내놓은 신작, [재벌집 천재감독] 내용 중 일부입니다. 대놓고 현재 드라마가 만들어지고 있는 방식을 비판하고 있죠. 드라마 엔딩에 실망한 독자들이 그 비하인드 스토리를 보고 싶어서 유입될 수 있을 겁니다.
즉, 해당 드라마가 어떻게 되든 상관없이 원작 작가 입장은 명확하고, 덕분에 원작 작가의 두 작품 모두 수입이 늘 것으로 추정되네요. 이 모든 게 마치 진도준이 만드는 방식처럼 우리 모두가 [원작자의 설계] 속에서 놀아나고 있는 게 아닐까 조심스럽게 추정해 봅니다. ㅎㅎ
산경 작가가 송중기에 빙의되어, 꾸러기 웃음을 지으며 [재벌집 천재감독]을 쓰고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문득.
저는 드라마 결말도 재밌게 봤거든요… 모두 다 사이다 서사만 좋아하는 건 아니에요.
선민의식도 정도껏이지 왜 자기들의 가치관을 강요하는지ㅜ
재벌이라는 단어는 한국에만 쓰는 단어라 들었습니다
'내로남불'인 사람들 말에 상처 받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좋은 글 감사했습니다.
늘 건강하세요 ^^
선민의식도 정도껏이지 왜 자기들의 가치관을 강요하는지ㅜ
저는 드라마 결말도 재밌게 봤거든요… 모두 다 사이다 서사만 좋아하는 건 아니에요.
재벌이라는 단어는 한국에만 쓰는 단어라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