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호’한 삶과 ‘화폐’ 없는 인생 - 한대수
2023/08/11
자유를 외치던 한국 최초의 히피 가수, 한대수(韓大洙, 1948~ )
뉴욕과 서울을 오가는 자유로운 영혼
‘뉴욕 퀸즈’와 ‘서울 신촌’을 오가며 살아가는 삶. 뭔가 근사하고 화려해 보인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맨해튼에서 버스로 한 시간이나 떨어져 있지만, ‘투 베드룸 스튜디오’로 불리는 낡은 아파트는 월세가 4,500달러나 한다. 젊은이들의 거리 신촌의 집 역시 고시원보다 조금 나은 수준의 원룸이다. 평생 돈 걱정은 안하고 살 것만 같은 자유로운 영혼의 한대수도 하루하루 월세 걱정과 딸아이 교육 문제로 골치가 아프다. 그래도 그는 훌쩍 떠나고 언제고 또 다시 돌아올 수 있는 ‘정신’과 ‘마음’을 지니고 있기에, “화폐”가 없어도 “양호”할 수 있다.
한대수(韓大洙, 1948~ )는 노인이 된 지금도 긴 머리를 풀어 헤치고, 청바지에 가죽재킷을 즐겨 입는다. 하지만 그의 외양은 상대에게 불편함이나 위압감을 주지 않는다. 전형적인 ‘로커’의 복색이지만, 한대수만의 ‘아저씨 핏’으로 소화하기 때문이다. 그는 그런 헐렁한 옷차림을 하고 서두를 필요 없다는 듯 천천히 주변을 관찰하며 길을 걷는다. 거리에서 만난 젊은이들이 자신을 대하는 무람없는 행동과 말투도 아무렇지 않아 하고, 새로 바뀐 가게 간판도 흥미롭다는 듯이 한참을 들여다본다. 별것 아닌 것들에 관심을 보이는 그의 모습은 마치 ‘한량’이나 ‘잉여’로만 보인다. 한시 바쁘게 긴장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보기에 그의 삶은 그저 한가하고 여유롭게 느껴진다.
그러나 백발이 성성하다 못해 수염마저 하얗게 세는 나이가 된 지금도 한대수는 새로운 노래를 만들고, 실험적인 공연을 계속 시도한다. 홍대에서 젊고 가난한 밴드와 지하실에서 함께 연습하며, 조그만 클럽에서 밤새하는 공...
물 좀 주소! 시대의 절규였죠.
내마음 속 영원한 피터팬!
한대수 아저씨 책도 많이 내셨어요. 특이한 사람은 분명함.
@정지민 네. 자의성이 핵심이죠. 지 맘대로 하는 거니까 모든지 범죄화할 수 있었죠. 방문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기인 네. 그렇죠. 그만큼 독재 정권의 심리가 취약하단 반증이라고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오민선 저도 이번에 새삼 다시 들었는데, 첫도입이 깜짝 놀랍긴 합니다. 당시로서는 파격이었겠어요. 감사합니다
“금지곡 지정의 기준은 자의적이고 무분별했다.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식으로 정권의 입맛에 맞지 않으면, 혹은 조금이라도 체제를 유지하는 데 나쁜 영향이 있을 것 같은 불안감이 들면 모조리 망가뜨려 버린 것이다. 이는 역설적으로 군사 독재 정권이 문화적인 도전을 두려워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또한 인간의 기본적 욕망인 ‘자유’와 ‘행복’을 말하는 행위를 제약한다는 것은 유신체제의 정당성이 얼마나 취약한지를 드러낸다. 한대수와 같은 전위적인 예술가의 등장을 위협으로 간주했던 당시 정권은 ‘자유’와 ‘행복’을 갈구하는 노래 한 곡으로도 ‘붕괴’와 ‘전복’을 염려할 만큼 위태롭고 불안했다.” 금지곡과 당시 문화에 대한 탁월한 분석입니다. 최고!!
물달라고 하면 물고문? 코메디 같은 시대였네요.
한대수에 대해 들어만 봤지 음악을 찾아듣지는 않았는데, 물좀주소는 정말 충격적이군요.
물좀주소 노래는 정말 충격적이긴 했습니다. 전주 없이 바로 시작하는 노래는 처음이라서. 한대수 씨의 삶을 이해하는 데 좋은 글이네요. 재밌게 읽었습니다.
@오민선 저도 이번에 새삼 다시 들었는데, 첫도입이 깜짝 놀랍긴 합니다. 당시로서는 파격이었겠어요. 감사합니다
물달라고 하면 물고문? 코메디 같은 시대였네요.
한대수에 대해 들어만 봤지 음악을 찾아듣지는 않았는데, 물좀주소는 정말 충격적이군요.
물좀주소 노래는 정말 충격적이긴 했습니다. 전주 없이 바로 시작하는 노래는 처음이라서. 한대수 씨의 삶을 이해하는 데 좋은 글이네요. 재밌게 읽었습니다.
화폐가 없어도 양호한 삶, 저도 살고 싶네요.
한대수, 저도 이름만 알고 자세한 이력이나 삶을 몰랐어요. 덕분에 배우고 갑니다.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이름은 많이 들어 잘 아는 것 같지만, 실은 잘 모르는 분 중에 한분이세요. 저희 친정어머니보다 2살 많으시네요. 얼추 80 가까이 되셨겠어요.
음악인은 나와 상관없지. 싶었는데.. 늦게 본 자녀 ㅠ 라는 공통점에 문득 읽던 부분을 쓰윽 올려서 다시 한번 더 보게 되네요. 저도 우리집 꼬맹이 20살이면 나는 몇살? ㅠㅠ 하며 목에 뭐가 턱 걸리는 느낌이거든요.
마지막 사진 보니, 아까 저녁에 밥 혼자 안 먹을려고 딴청하길래(며칠 아파서), 그러지말고 집중해서 먹자. 하다가 한 젓가락 크게 떠서 주니 얌.. 하고 받아먹던 딸아이 얼굴 생각이 나요. 저도 저러고 밥 먹었는데.. 3인칭으로 보면 저렇게 보이려나요 ㅠㅠ.
남일 같지 않네요 ㅠㅜ
....
뉴욕은 세금도 많이 비싸고(9% 였던걸로 기억이 되요. 사는 물건의 9%를 세금으로..) 생활비가 전반적으로 비싸서 ㅠ 힘드실듯 해요.
핵물리학자 아버지, 금지곡 등등의 오래된 단어들을 보네요. 저 어린시절 군사독재 시절엔 연좌제니 뭐니 그런 얘기도 있었어요. 금서도 있고. 올림픽 즈음에 많이 해금되고.. 세상이 참 많이 바뀌었다 싶어도, 안 바뀌었어요.
미국에선 제가 만난 어르신들은 더 젊으셨어요. 외모 말고 정신이. 저도 나이에 얽매이지 않고, 그냥 인간으로 살았는데.. 이상하게 한국오니, 뭔가가 옭죄어와요. 나이 가지고 뭐라 그러고, 남의 생활 간섭하고. 이러저런게 자유로운 영혼이시면 견디기 힘들 수 있을거 같아요.
나이랑 상관없이 '친구'하고, 헤이 friend.
에너지 넘치고, 내가 이 정도 나이니까 에헴.. 어쩌구 이러지 않으니 좋았던 기억이 나네요. 문화 차이일지도 모르겠어요. 굉장히 바쁘고 쫓기고, 여유가 없고 복닥거리고. 한국도 좋은 점이 많긴 하지만..
....
뭔가 공감이 가는, 신기한 일입니다.
내일은 스트레칭 한번 더 해야겠어요! (저도 덜 아파야해서 ㅠㅠ) 오늘도 잘 읽고 갑니다. 애기가 일주일 아프니까 저도 정신없었어요. 건강하세요. 작가님..
쓰다가 멈춘 원고 중에 <한국의 음유시인들>이란 게 있습니다. 글을 읽다가, 떠올랐지만 언제일지... 감사히 읽었습니다.^^
즐거운 글 잘 읽었습니다~~
저는 한대수 씨 공연에 갔다가 사인 받은 적 있어요. 자랑질 한 번 합니다. ㅋㅋㅋ
아버지와 얽힌 개인사는 처음 들어봤네여. 벌써 나이가 많이 드셨네요. 건강하시길 바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