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에모2] 너는 내가 ‘꿀 빠는 애’로 기억할게
2023/07/14
“00아, 건강도 다 네 책임이야. 네가 관리해야 돼.”
내가 카페 바리스타로 일하면서 들었던 가장 최악의 말 중 하나였다. 카페 사장은 5인 미만 사업장의 사장이었고, 개인카페였다. 용산에 있는 한 카페였었는데 집과 거리가 있었으나, 그곳에서 일하는 것이 무척이나 좋았다. 같이 일하는 사람 또한 좋았다.
이를테면 가끔 디저트를 하나씩 포장해가도 된다는 선의, 일을 잘한다는 칭찬, 휴가는 못 가더라도 이 돈으로 맛있는걸 사먹으라며 주는 작은 돈.
그러나 1년 이상 일하던 무렵, 나는 이 카페가 상당히 이상하고 오싹한 구석이 많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동안 받아온 선의가 무색해질 정도로.
“네? 외주를요?”
사장은 내게 일러스트 외주를 맡겼었다. 그런데 외주비 대신 자신이 쓰고 있던 전자제품을 주는 것을 대신하여 카페 굿즈 여러 개를 제작해달라는 요청을 받았었다. 나는 그 요청을 수락했다. 어찌되었건 초짜인 나에게 이런 굿즈 제작 요청은 좋은 경험이 될거라 믿었다.
하루종일 일하고 밤을 새서 굿즈 디자인을 제작했다. 그러다 방광염에 걸리고 말았다. 산부인과에서 내 방광염을 두고 ‘신우신염으로 갈 위험이 높으니, 새벽에 미열이 지속된다면 응급실로 전화를 걸어야 한다’ 는 말까지 하였을 정도다.
여성의 방광염은 성 매개 감염이 원인이기도 하나, 주로 스트레스와 염증 관리가 되지 않으면 발병되기도 하는데, 나는 후자의 경우였다. 당시 카페 바리스타 일을 2개나 하고 있었는데, 굿즈를 만든다고 새벽을 새기까지 하니 몸이 망가지고 만 것이다.
결국 굿즈를 의뢰한 사장에게 방광염 걸린 사실을 알리게 되었다. 알린 이유는 간단하다. 화장실을 자주 가야 하기 때문에 평소처럼 사장의 메뉴얼대로 9시간 내내 서 있는 건 참고 일할 수 있으나, 화장실 가는 일에 대해선 조금 자유롭길 바랬다.
그때 사장이 웃음 소리를 내면서 이런 말을 했다.
“근데 00아, 방광염이든 뭐든 건강 관리는 네가 해야 되는거야.”
나는 이 말을 듣고 ‘엥?’ 하는 감정이 들었다. 보통은 걱정을 해주고 말 일인데, ...
내가 카페 바리스타로 일하면서 들었던 가장 최악의 말 중 하나였다. 카페 사장은 5인 미만 사업장의 사장이었고, 개인카페였다. 용산에 있는 한 카페였었는데 집과 거리가 있었으나, 그곳에서 일하는 것이 무척이나 좋았다. 같이 일하는 사람 또한 좋았다.
이를테면 가끔 디저트를 하나씩 포장해가도 된다는 선의, 일을 잘한다는 칭찬, 휴가는 못 가더라도 이 돈으로 맛있는걸 사먹으라며 주는 작은 돈.
그러나 1년 이상 일하던 무렵, 나는 이 카페가 상당히 이상하고 오싹한 구석이 많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동안 받아온 선의가 무색해질 정도로.
“네? 외주를요?”
사장은 내게 일러스트 외주를 맡겼었다. 그런데 외주비 대신 자신이 쓰고 있던 전자제품을 주는 것을 대신하여 카페 굿즈 여러 개를 제작해달라는 요청을 받았었다. 나는 그 요청을 수락했다. 어찌되었건 초짜인 나에게 이런 굿즈 제작 요청은 좋은 경험이 될거라 믿었다.
하루종일 일하고 밤을 새서 굿즈 디자인을 제작했다. 그러다 방광염에 걸리고 말았다. 산부인과에서 내 방광염을 두고 ‘신우신염으로 갈 위험이 높으니, 새벽에 미열이 지속된다면 응급실로 전화를 걸어야 한다’ 는 말까지 하였을 정도다.
여성의 방광염은 성 매개 감염이 원인이기도 하나, 주로 스트레스와 염증 관리가 되지 않으면 발병되기도 하는데, 나는 후자의 경우였다. 당시 카페 바리스타 일을 2개나 하고 있었는데, 굿즈를 만든다고 새벽을 새기까지 하니 몸이 망가지고 만 것이다.
결국 굿즈를 의뢰한 사장에게 방광염 걸린 사실을 알리게 되었다. 알린 이유는 간단하다. 화장실을 자주 가야 하기 때문에 평소처럼 사장의 메뉴얼대로 9시간 내내 서 있는 건 참고 일할 수 있으나, 화장실 가는 일에 대해선 조금 자유롭길 바랬다.
그때 사장이 웃음 소리를 내면서 이런 말을 했다.
“근데 00아, 방광염이든 뭐든 건강 관리는 네가 해야 되는거야.”
나는 이 말을 듣고 ‘엥?’ 하는 감정이 들었다. 보통은 걱정을 해주고 말 일인데, ...
사회적 현상과 변화를 알기 쉽게 다룹니다. 언론의 순기능으로 산출된 유익한 글을 기고하며, 질문합니다.
[합평]
조금 늦은 합평입니다..ㅠㅠ 죄송해요!!!
꽤 긴 글이라 생각되면서도, 한번에 쭉 읽어내려갈 수 있었습니다. 글을 읽으면서, 절로 한숨이 여러번 새어 나왔어요. 그렇죠. 그런 사람들이 있죠...그런 사람들이 있기에 그저 '노동자'인 이들의 눈물만 마를 날이 없는 것이겠죠...
저도 한때 프랜차이즈 빵집에서 일하며 부당해고를 당한 적이 있었어요. 주위 사람들 말로는 연차가 쌓이고, 또 최저임금이 바뀌면서 자르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하던데. 그때는 마지막으로 그 가게를 찾아가 싸우고 왔었죠. 당시에는 딱히 실업급여라는 것이 대중화되지 않았기에 모르고 있기도 했었기에, 율무선생님만큼 복잡하지는 않았지만요...
좋은 은퇴였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글을 써 내려가시며 과거의 이야기를 다시 꺼내는 과정이 쉽지만은 않으셨을 텐데, 감사히 여기며 글을 읽어나갔습니다.
얼에모가 끝이나며, 아쉬움이 커지네요. 앞으로도 잘 부탁드려요.
@살구꽃 너무 공감됩니다 ㅠㅠ '상식적인 일' 과 '비상식적인 일' ...누군가에게는 상식적인 일이 아닐 수 있다는 것을 왜이리 받아들이기 힘든지 모르겠어요 🥲
지금은 건강이 괜찮습니다! 아직 여파가 조금 남아있긴 하지만 서서히 완화되고 있다고 여기고 있습니다 ㅎㅎ
저도 그동안 무척 감사드렸습니다! 다음 얼에모도 있으면 좋겠네요 ㅎㅎ
걱정과 공감 너무 감사합니다 살구꽃 님 ❤️
@콩사탕나무 으아 공감 너무 감사합니다 🥲 사실 저는 2년이 지난 지금도 미스테리입니다. 제가 만약 사장이라면 성실하게 일하는 직원을 좋아하지, 일을 쉬엄쉬엄하다가 문제를 만들고 스트레스 받게 만드는 직원에겐 그닥 정이 안 갈 것 같단 생각이 들었거든요..물론 제가 근무 당시 무척 성실하였다고 자만하는 것일 수 있겠지만, 정말 그땐 몸을 갈아서 일했기에...열심히 안 했다고도 말은 못하겠습니다 ㅠㅠ
그래서 사장이 왜 나를 미워했을까에 대해 여전히 여러 의문점이 남습니다. 어찌되었건 일은 끝났고 그런 인연은 다시는 안 생기길 바라며 살고 있지만요 ㅎㅎ
공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콩사탕 나무님 ❤️
[합평]
읽고 나니 꽤 긴 글이었어요. 끝나나 싶으면 이어지곤 했어요. 아, 아직 할 말이 남았구나 하면서 또 읽는데 율무선생님의 글이 육성으로 들려왔습니다. 저는 경청하는 마음으로 계속 듣고 있었죠. 사건을 계기로 서비스업의 은퇴를 선언했는데 이는 그로 인한 ’관계‘와 ’사건‘의 은퇴인 거겠죠.
살아가면서 만나게 되는 사람들, 저도 통장일을 합니다만 내 상식에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을 겪기도 해요. 그러면 내가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나 말들이 그들에게는 그게 상식인건가 싶습니다. 3, 40대라면 젊은 혈기가 정면에 나와 맞대거리를 하겠지만, 이젠 ’통장의 본분‘을 운운하는 이들의 가부장적인 허세와 심신의 약함이 먼저 보여 그런 푸대접에 날이 서진 않습니다.
일을 시키고 외주비를 전자제품으로 대신한다니 그런 희한한 경우도 있군요. 그것도 자신이 쓰던 물건으로. 게다가 폐업하면서 그걸 돌려달라고까지. 다소 엉뚱한 오너지만 지능적으로 참 비열하네요.
최근엔 실업급여가 이슈화되면서 노동자와 청년을 위한 비자발적 생계유지에 대한 이해와 배려가 없었음을 알게 되었어요. 저도 한 때 실업급여로 생계유지를 했던 적이 있는데, 이런 사회안전망이 없다면 고통에 빠져들 수밖에 없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을지, 다시 한번 생각하고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여전히 부모님에겐 누군가들처럼’꿀 빠는 애‘가 되는 게 나았다, 라는 말은 가슴이 아릿합니다. 일러스트 디자인 굿즈제작 등, 글쓴이의 다재다능을 짐작케하는 요소들이 눈에 띄네요. 그 재능을 이용하고 어이없이 당했던 과정의 시간들이 율무선생님을 율무처럼 단단하게 할 것을 믿어요. 건강은 괜찮은 가요?
얼에모로 글쓰기를 함께 했던 시간이 끝나니 계절이 바뀌었어요. 격주마다 주제에 따른 글을 쓰고 기다리고 읽어보는 부담과 기대, 즐거움이 이젠 시원섭섭 아쉽기도 합니다. 글을 쓰고 서로 나누면서 내가 보지못한 내 글을 더 선명하게 비춰주던 그동안의 평에도 고마운 인사를 드립니다.
[합평]
율무선생님은 어떤 글감이 하나 주어지면 한 맺힌 듯 쓰시는 것 같아요. 그만큼 거침없고 술술 쓰신다고 해야 할까요?
^^
글을 읽는 동안 너무 감정이입이 되어 욕을 할 뻔했어요. ㅎ 왜 이렇게 사회 곳곳에 싸가지 밥 말아먹은 인간들이 많을까요?
주어진 일을 똑소리 나게 하고 성실한 직원을 알아보지 못하는 사장과 의리 없는 직원들을 보며 덩달아 스트레스가 몰려왔어요. 그래도 의연하게 잘 대처하고 잘 해결되어 다행입니다.
율무님이 겪은 것과 같은 케이스들이 많다는 사실에 놀랐고 한편으로는 많이 씁쓸했습니다. 젊은 노동력을 제대로 대우하지 않고 착취하는 노동시장의 현실에 변화가 생기기를 바랄 뿐입니다.
우여곡절(?) 끝에 은퇴를 하셨지만 나쁜 습관이 생겼다는 것에 안타까웠습니다. 부디 앞으로는 율무님의 가치를 알아봐 주는 곳에서 꽃길만 걸으시길 바랍니다.
얼에모가 끝이 났네요. 함께 글을 쓰고 나누며 많이 배우는 시간이었습니다. 고생 많으셨어요.
앞으로도 율무님의 소신 있고 좋은 글 부탁드립니다.^_^
@박현안 합평 감사합니다 현안 님! 아아 '배설' 이라는 뜻이 그런 의미이군요...저는 '배설' 이라는 표현 자체를 너무 부정적이게 보고 있었다 보니, 에세이에서 너무 배설적인 글이 좋지 않다는 생각에 자중해야겠다는 반성을 하고 있었습니다.
앞으로 이런 류의 글을 쓸 때엔 현안 님 말씀처럼 퇴고하는 연습을 해봐야겠어요! 이런 글쓰기 모임이라도 하나 들고 싶어지네요 🥲 퇴고란 참 어려운 작업인 것 같으면서도 자기 반성의 시간이란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그간 너무 바빠서 얼에모를 운영해주신 현안 님께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인사조차 못해 마음이 항상 무거웠습니다.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진심으로 감사했다는 인사를 드립니다.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현안 님 ❤️
@빅맥쎄트 합평 감사합니다 빅맥쎄트님! 제대로 봐 주셨어요. 다시는 돌아가고 싶지가 않습니다 🥲 나중에 서비스업에 대한 근무 경험에서 겪었던 냉소적인 경험도 다뤄봐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천세곡 위로 감사합니다 천세곡님 🥲 지금은 다른 일을 하고 있다보니 좀 더 빠르게 잊어가고 있는 것 같아요! 아직도 응어리진 것을 완벽하게 버리진 못하지만 연습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합평]
지난 글과 마찬가지로 이번 글도 합평이 어려웠어요. 율무선생 님 안에는 우물이 많았던 모양이에요. 글감 하나가 던져지면 끝없는 파장이 글로 펼쳐지네요. 웅크리고 있던 아픔과 상처들이 글감과 함께 딸려 나오는 걸 바라보면서, 이 사람의 이야기를 턱을 괴고 그냥 한참 들어주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제가 지난 번 합평에서 배설이란 말을 썼는데, 여전히 더 쏟아내셔야 하는 이야기가 많아 보입니다. 고생 많으셨어요. 이 말을 가장 먼저 드리고 싶어요.
그럼에도 합평이니 글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자면, '배설'과 '작품'의 차이를 좀 생각해볼 필요가 있을 것 같아요. 배설은 있었던 이야기를 그야말로 남김 없이 뱉어내는 행동이겠죠. 내 안의 모든 찌꺼기를 토해 내리라, 써내려 가는 글. 지난 번에 이야기한 것처럼 어느 정도 이 시기가 필요해요. 글을 어려워하는 분들이라면 더욱 이런 단계가 필요합니다. 장벽을 없애는 단계.
글 쓰기가 어렵지 않은 분이라면, 장벽을 크게 느끼지 않는 분이라면, 이제 배설을 넘어서야 하는 단계일지도 몰라요. 나의 이야기를 배설에서 작품으로 승화시키려면 필요한 건, 아무래도 편집이겠죠. 일단 뱉어놓은 이야기들을 읽고 또 읽으면서, 독자의 입장이 되어 보는 거예요. 독자가 꼭 알아야 하는 핵심 이야기가 무엇인지, 내가 이 글을 통해서 꼭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는 무엇인지, 추려내는 것이죠. 이후 과감하게 잘라내는 시도가 필요해요. 곁가지라 생각되는 부분을 쳐내고, 사족인 부분들을 들어내고, 자르고 이어 붙이고. 그야말로 편집인 것이죠. 그래야 비로소 하나의 글, 작품이 되는 것 같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율무선생 님처럼 한껏 뱉어내지 못해요. 어디에서부터 이야기해야 하고, 어디까지 이야기해야 하는지, 마음을 잡지 못해 자르고 자른 누더기의 글을 생산해 내죠. 그런 글은 편집이 어려워요. 핵심이 빠져 있는 경우가 많거든요. 율무선생 님의 글은 반대예요. 오히려 많이 들어가 있어요. 이제 조금씩 이런 글을 퇴고하는 연습을 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쓸 것과 뺄 것을 가리는 눈, 그걸 길러가는 게 결국 퇴고인 것 같습니다.
제가 도움 드릴 수 있는 건 여기까지인 것 같아요. 율무선생 님은 남들이 갖지 못한 귀한 걸 갖고 계세요. 솔직함. 이건 글을 쓰는데 가장 큰 무기가 돼요. 결국 솔직하지 못해 필력은 생겼지만, 마지막 벽을 뛰어넘지 못하는 분들이 상당히 많거든요. 율무선생 님은 이미 솔직함을 겸비하셨기에, 다듬는 연습만 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얼에모는 끝나지만, 언제든 배설 혹은 작품을 써주시면 감사한 마음으로 읽겠습니다. 바쁘실 텐데도 일정에 맞춰 늘 성실하게 마감해주시고 합평해주셔서 감사했어요. 율무선생 님께 이번 얼에모가 조금이라도 마음의 시름을 내려놓는 시간이었길 간절히 바랍니다.
@율무선생
합평 : 근로현장의 암울한 현실과 최근 뜨거운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시럽급여'와 관련된 글쓴이의 실제 경험과 이에 대한 생각이 표현된 글이다. 5인미만 사업장에서 버젓이 행해지고 있는 여러 가지 일들 (굿즈 제작, 남녀 차별대우, 실업급여 처리 관련 外)과 사장님과 연관된 과거의 일들이 말하면서 글쓴이의 감정이 격해지는 것이 느껴졌다.
부모님과 카페 사장을 통해 글쓴이는 많은 상처를 받았을 것 같다. 내가 나 자신을 보는 시선이 아닌 남이 나를 보는 -꿀 빠는 애- 시선에 더 큰 영향을 받는 글쓴이의 모습을 보면서 많은 안타까움을 느낀다. 가족으로부터 사랑을 받지 못한 성장 환경과 '여성'이라는 사회적 약자의 포지션이 글쓴이의 마음 상태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을 것 같기도 하다.
글쓴이가 서비스업뿐만 아니라 사람들의 냉담한 시선과 가시 돋친 말, 사회에서 받는 모든 차별과 어려움에서도 은퇴하는 삶을 살아가길 응원해 본다.
https://alook.so/posts/G1t9x5n
잘 은퇴하셨습니다. 참 여기 저기 인간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가 없는 사람들이 너무 많네요..이젠 그 트라우마에서는 벗어나신거죠?? 몸은 건강하신거죠?? 서비스업은 은퇴를 잘 하셨고, 아제 본격적인 글로 승부하는 사업을 시작하신거죠??
본문 중에 사람들의 얼굴을 똑바로 바라보지 못하게 되었다는 내용이 있어서 마음이 좀 쓰이네요. 인생의 어두운 시기를 지나고 나면 마음 한편이 구겨진 종이처럼 구겨지게 되는 것 같습니다. '젊어 고생은 사서도 한다' 느니, '역경을 이겨내면서 한층 성장한다' 따위의 위로에 제가 상당히 시니컬한 편이라 그런지도 모르겠지만, 역경은 한 인간의 온전함을 파괴하는 것 같다는 생각마저 듭니다. 이게 오늘날의 역경이 과거에 비해서 유난히 더 그런 것인지, 한국 사회가 한 사람이 홀로 견딜 수 없는 고통을 날것으로 들이받아 버리는 사회라서 그런 건지, 이런 어려움을 이겨내고 정말로 마음이 단단한 사람이 되려면 어떤 마음가짐으로 살아야 하는 건지...
우리 모두는 구겨진 종이컵의 처지로 살아가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한국에선 갤럭시의 의문의 1승
자동 녹음이 약자들에겐 의외의 도움이죠
고통스럽던 트라우마에서 은퇴하신 것 같아 다행입니다.
@살구꽃 너무 공감됩니다 ㅠㅠ '상식적인 일' 과 '비상식적인 일' ...누군가에게는 상식적인 일이 아닐 수 있다는 것을 왜이리 받아들이기 힘든지 모르겠어요 🥲
지금은 건강이 괜찮습니다! 아직 여파가 조금 남아있긴 하지만 서서히 완화되고 있다고 여기고 있습니다 ㅎㅎ
저도 그동안 무척 감사드렸습니다! 다음 얼에모도 있으면 좋겠네요 ㅎㅎ
걱정과 공감 너무 감사합니다 살구꽃 님 ❤️
@콩사탕나무 으아 공감 너무 감사합니다 🥲 사실 저는 2년이 지난 지금도 미스테리입니다. 제가 만약 사장이라면 성실하게 일하는 직원을 좋아하지, 일을 쉬엄쉬엄하다가 문제를 만들고 스트레스 받게 만드는 직원에겐 그닥 정이 안 갈 것 같단 생각이 들었거든요..물론 제가 근무 당시 무척 성실하였다고 자만하는 것일 수 있겠지만, 정말 그땐 몸을 갈아서 일했기에...열심히 안 했다고도 말은 못하겠습니다 ㅠㅠ
그래서 사장이 왜 나를 미워했을까에 대해 여전히 여러 의문점이 남습니다. 어찌되었건 일은 끝났고 그런 인연은 다시는 안 생기길 바라며 살고 있지만요 ㅎㅎ
공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콩사탕 나무님 ❤️
[합평]
읽고 나니 꽤 긴 글이었어요. 끝나나 싶으면 이어지곤 했어요. 아, 아직 할 말이 남았구나 하면서 또 읽는데 율무선생님의 글이 육성으로 들려왔습니다. 저는 경청하는 마음으로 계속 듣고 있었죠. 사건을 계기로 서비스업의 은퇴를 선언했는데 이는 그로 인한 ’관계‘와 ’사건‘의 은퇴인 거겠죠.
살아가면서 만나게 되는 사람들, 저도 통장일을 합니다만 내 상식에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을 겪기도 해요. 그러면 내가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나 말들이 그들에게는 그게 상식인건가 싶습니다. 3, 40대라면 젊은 혈기가 정면에 나와 맞대거리를 하겠지만, 이젠 ’통장의 본분‘을 운운하는 이들의 가부장적인 허세와 심신의 약함이 먼저 보여 그런 푸대접에 날이 서진 않습니다.
일을 시키고 외주비를 전자제품으로 대신한다니 그런 희한한 경우도 있군요. 그것도 자신이 쓰던 물건으로. 게다가 폐업하면서 그걸 돌려달라고까지. 다소 엉뚱한 오너지만 지능적으로 참 비열하네요.
최근엔 실업급여가 이슈화되면서 노동자와 청년을 위한 비자발적 생계유지에 대한 이해와 배려가 없었음을 알게 되었어요. 저도 한 때 실업급여로 생계유지를 했던 적이 있는데, 이런 사회안전망이 없다면 고통에 빠져들 수밖에 없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을지, 다시 한번 생각하고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여전히 부모님에겐 누군가들처럼’꿀 빠는 애‘가 되는 게 나았다, 라는 말은 가슴이 아릿합니다. 일러스트 디자인 굿즈제작 등, 글쓴이의 다재다능을 짐작케하는 요소들이 눈에 띄네요. 그 재능을 이용하고 어이없이 당했던 과정의 시간들이 율무선생님을 율무처럼 단단하게 할 것을 믿어요. 건강은 괜찮은 가요?
얼에모로 글쓰기를 함께 했던 시간이 끝나니 계절이 바뀌었어요. 격주마다 주제에 따른 글을 쓰고 기다리고 읽어보는 부담과 기대, 즐거움이 이젠 시원섭섭 아쉽기도 합니다. 글을 쓰고 서로 나누면서 내가 보지못한 내 글을 더 선명하게 비춰주던 그동안의 평에도 고마운 인사를 드립니다.
[합평]
율무선생님은 어떤 글감이 하나 주어지면 한 맺힌 듯 쓰시는 것 같아요. 그만큼 거침없고 술술 쓰신다고 해야 할까요?
^^
글을 읽는 동안 너무 감정이입이 되어 욕을 할 뻔했어요. ㅎ 왜 이렇게 사회 곳곳에 싸가지 밥 말아먹은 인간들이 많을까요?
주어진 일을 똑소리 나게 하고 성실한 직원을 알아보지 못하는 사장과 의리 없는 직원들을 보며 덩달아 스트레스가 몰려왔어요. 그래도 의연하게 잘 대처하고 잘 해결되어 다행입니다.
율무님이 겪은 것과 같은 케이스들이 많다는 사실에 놀랐고 한편으로는 많이 씁쓸했습니다. 젊은 노동력을 제대로 대우하지 않고 착취하는 노동시장의 현실에 변화가 생기기를 바랄 뿐입니다.
우여곡절(?) 끝에 은퇴를 하셨지만 나쁜 습관이 생겼다는 것에 안타까웠습니다. 부디 앞으로는 율무님의 가치를 알아봐 주는 곳에서 꽃길만 걸으시길 바랍니다.
얼에모가 끝이 났네요. 함께 글을 쓰고 나누며 많이 배우는 시간이었습니다. 고생 많으셨어요.
앞으로도 율무님의 소신 있고 좋은 글 부탁드립니다.^_^
@박현안 합평 감사합니다 현안 님! 아아 '배설' 이라는 뜻이 그런 의미이군요...저는 '배설' 이라는 표현 자체를 너무 부정적이게 보고 있었다 보니, 에세이에서 너무 배설적인 글이 좋지 않다는 생각에 자중해야겠다는 반성을 하고 있었습니다.
앞으로 이런 류의 글을 쓸 때엔 현안 님 말씀처럼 퇴고하는 연습을 해봐야겠어요! 이런 글쓰기 모임이라도 하나 들고 싶어지네요 🥲 퇴고란 참 어려운 작업인 것 같으면서도 자기 반성의 시간이란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그간 너무 바빠서 얼에모를 운영해주신 현안 님께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인사조차 못해 마음이 항상 무거웠습니다.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진심으로 감사했다는 인사를 드립니다.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현안 님 ❤️
@천세곡 위로 감사합니다 천세곡님 🥲 지금은 다른 일을 하고 있다보니 좀 더 빠르게 잊어가고 있는 것 같아요! 아직도 응어리진 것을 완벽하게 버리진 못하지만 연습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