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노래를 들어라

적적(笛跡)
적적(笛跡) · 피리흔적
2023/06/06
어떤 꽃은 문이 없는 방을 지녔죠
햇살이 스며드는 방이었어요. 뭐 워낙 말이 없는 그녀였지만 바람에 흔들리며 무너지지 않는 그런 방은 처음이었죠. 분홍색 벽지가 촉촉하게 느껴지도록 물빛 이었어요. 천장을 쳐다보자 하늘이 그대로 보이는 창이 있었죠. 어디서 이런 벽지를 구했는지 묻자 가만히  웃어주었어요.
   
방 안은 단아했어요. 마치 얼마 머물지 않고 어디론가 떠날 사람처럼 노란색 식탁 위에 분홍색 꽃 한 송이가 있는 것 외엔 딱히 가구도 없었죠. 누군가의 방을 찾아간다는 건 설레는 일이란 건 다 동의하잖아요
근처 마트에 가서 휴지나 작은 음료를 사 가지고 올 거라고 하자 잠시 방안을 둘러보고 가라고 가만히 들릴 듯 말 듯 속삭였거든요. 어떤 사양은 소곤소곤 말할 때 더 큰 힘을 지니기도 할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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