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기도

재재나무
재재나무 · 글쓰기를 좋아하는 사람
2024/10/17
나의기도

 아직 완연한 가을이 아니었다. 화엄사로 방향을 잡았다. 길은 멀었고 고속도로 체증은 가실 기미가 없었다. 느리게 움직이는 자동차 덕에 산천이 온전히 눈에 들어왔다. 단풍이 들지 않은 가을, 벼들이 누렇게 익지는 않았지만 깊은 초록의 가을이었다.

 화엄사로 들어가는 길에 잎이 다 떨어져 다음 봄을 기다리는 앙상한 벚나무들이 벚꽃을 휘날리는 것 같았다. 볕은 따갑게 마지막 힘을 쏟고 있었다. 하늘은 유래없이 맑아서 구름은 하늘바다를 유유히 헤엄치고 있었다. 그리고 바람이 있었다.
by 재재나무
대웅전에 앉았다. 따갑던 볕이 부처님의 손끝에 닿아 있었다. 옆에 절을 하는 여자의 거친 숨소리가 들려왔다. 가만히 앉아있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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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분야에 관심이 많아요. 그냥 저냥 생활글을 잘 쓰고 싶은 사람입니다. 나의 이야기가 우리의 이야기가 되는 글을 쓰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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