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마음

진영
진영 · 해발 700미터에 삽니다
2023/09/02
11시가 넘었다. 딸은 여전히 자고있다.
점심때가 다 됐는데 언제까지 자려나.
그동안 피로가 겹겹이 쌓였나 집에 왔다고 긴장이 풀렸나. 안쓰러운 마음에 실컷 자라고 방문을 꼭 닫아준다.
그리고 사부작거리며 딸한테 싸 보낼 것들을 챙기기 시작한다.
올해는 그래도 보내줄 게 제법된다.
집에서 수확한 감자와 양파. 풋고추. 가지와 호박도 1개씩만 넣어야지.
스파게티 소스도 한 병 챙기고 박스로 사 논 짜장라면도 슬쩍 꺼내놓는다.
유정란 달걀도 한 판 사서 보내야지.
밤새 목베개가 좋다며 베고 잤으니 그것도 갖고 가라고 해야겠다.

여태까진 집에 다니러 와도 뭘 제대로 챙겨준 적이 없었다. 막상 줄 것도 별로 없었고 필요하다면 인터넷으로 주문이나 해줬으니까. 근데 챙겨주려고 마음을 먹으니 은근히 줄게 많다는 걸 알았다.
형님댁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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