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딩동댕! 나의 실패이력서] 5. 장롱면허로 삶을 운전하다 : '버전3'을 마무리하며

청자몽
청자몽 · 꾸준한 사람
2024/04/16
운전면허증 이야기로 '버전 3'을 마무리하는 게 좋겠다. 4번에 붙었고, 미국에서 땄다. 3개월 만에 집으로 참 어렵게 배달됐던 녀석인데.. 나름 인생의 전환점이 되어준 친구다. 그 친구 이야기를 하며 실패이력서를 마무리한다.



면허증 이야기

사실.. 운전은 지금도 잘 못한다. 운동신경이 제로다. ⓒ청자몽

20대, 남들 다 운전면허 공부해서 딸 때 나는 관심이 없었다. 운전할 일이 없을 것 같았다. 그 시간에 컴퓨터 관련 자격증 공부를 했다. 사실 별로 자신도 없었다. 운동 신경 쪽에 문제가 있는지, 내 몸 하나 컨트롤이 안 되었다. 그냥 대중교통 이용하련다. 그러고 무시했다. 그러고 보니 점점 더 면허증 딸 기회나 시간도 없었다.

미국 가기 한 달 전, 남편이 먼저 미국에 가면서 운전면허증 따 가지고 오라고 했다. 한 달 안에요? 안 될 텐데.. 하면서 운전학원에 가서 가격을 알아봤다. 도로 주행만 백만 원 넘게 드는 것 같았다. 그리고 한 달 안에 따는 건 불가능해 보였다. 어차피 미국 가면 남편이랑 24시간 같이 있을 거니까, 면허증 없이 살다가 천천히 따지 뭐. 하면서 안 땄다.

실제로 미국 가니까 면허 딸 이유가 없어 보였다. 차는 남편이 운전했고, 우리는 늘 같이 있었다. 면허증 대신 신분증 대용으로 들고 다닌다는 ID카드라는 걸 발급받았다. 그렇게 편하게 살다가 마침내 일이 터졌다.

미국 간지 1년도 안 되어 회사를 그만두게 된 것. 한국에서라면 회사를 그만두는 게 별일 아니겠지만, 미국에서는 그것도 취업비자를 받고 간 경우 회사를 그만 두면 큰일이 나는 거였다. 취업비자를 서포트해 주는 회사를 다시 찾지 않은 채 그만두면, 퇴사 후 2개월 안에 출국을 해야 한다. 

다행히 회사 대표님이 바로 퇴사 신고 안 하고 두어 달 더 있다가 신고를 하시겠다고 했다. 출국까지 시간을 번 셈이었다. 그 사이에 다음 회사를 구하면 옮기는 거고 아니면 한국으로 돌아오기로 했지만... 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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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공) 전직 개발자, 이현주입니다./ 한국에서 10년, 미국에서 7년반 프로그래머로 일했습니다./ 현재는 집안 잔업과 육아를 담당하며, 마침표 같은 쉼표 기간을 살아갑니다./ 일상과 경험을 글로 나누며 조금씩 성장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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