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혼육아, 손주를 돌 볼 수 없어 미안한 할머니입니다.

오경숙 · 아직도 소녀감성인 여린 50대
2021/10/26
몇 주 전, 가게 준비로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아들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통화하는데 주변이 시끌시끌하길래, 어디냐고 물어보니 아파트 단지 내 유치원이라고 합니다.

"아니 거긴 왜 갔어?"
"아가 입학 상담 좀 받아보려고."
"아가 유치원 보내려고?"
"어"

더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지만, 준비 할 것들이 많아 황급히 전화를 끊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점심시간. 정신없는 시간을 보내면서도 계속 '손주를 유치원에 보낸다고?'라는 생각이 들면서 심란했습니다. 

가게가 여유로워져서 오후에 다시 아들에게 통화를 해봤습니다.

"아니 왜 유치원을 가?"
"내년에 ㅇㅇ(며느리)이도 복직하니까 얼른얼른 알아봐야지."
"원래 ㅇㅇ(며느리) 친정 집에서 아가 봐주기로 하신거 아니였어?"
"아. 그게, 장모님이 다리가 편찮으시니까 아무래도 안되시겠나봐."

아들의 말을 듣는 순간, 저도 모르게 요새 TV에서 곧잘 나오는 유치원 원아 학대 사건 등이 떠올랐습니다. 

마음이 싱숭생숭한채로 퇴근해서 가게에 온 딸에게 이 사실을 말하니 딸은 대수롭지 않게 여기더군요.

"엄마. 요샌 다 맡겨. 동생네만 그런 거 아니야."
"그래도 아가잖냐."
"맞벌이 가정들이 다 그렇지. 내 친구도 다 그렇게 애들 맡기고 출근 해.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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