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은 병이고, 나는 아직 살아있다.

D
DunDun C · 30대 뇌졸중환자의 일상
2022/04/16
 외래 다녀온 후 좀 우울했다. 본가로 돌아오니 병든 아버지랑 둘만 있고, 아버지 병원비에 생활비도 벌어야 하는데 내 병원비도 벌어야 하고... 언제까지 누워 만 있을 순 없다. 물론 몸이 예전 같지는 않으니 예전에 하던 일을 다시 하긴 어려워졌다. 다른 길을 찾아야 하는데... 뭘 하면 좋을까?

 나는 농업계 곰팡이를 공부해서 식물병리학으로 석사를 취득했고, 식물병리와 친환경 농산물 관련 분석 일을 했었다. 그리고 작년에 조금 더 업무 풀을 넓히려고 첨단 농업 연구직으로 이직을 했었는데... 이렇게 되어 버렸네.

 뇌경색이 오면서 손이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게 되어 분석 일을 하긴 어려워졌다. 손이 계속 떨리고 힘이 잘 들어가지 않아 메스도 피펫도 잡을 수가 없어. 첨단 농업은 농어촌 외곽 지역으로 출장 일이 많아서... 일단 당분간은 조금 어려울 듯 하고... 보고서라던가, 국책 과제 관련 서류 작업은 잘 하는데. 물론 손도 예전같지는 않아서 타자가 조...
얼룩패스
지금 가입하고
얼룩소의 모든 글을 만나보세요.
이미 회원이신가요? 로그인
황반변성, 중증천식, 뇌경색에 뇌종양. 더 생길 병은 없을 줄 알았는데 부정맥은 협심증에서 심근경색(주의)로 진화... 이제 조금 힘들다...
765
팔로워 209
팔로잉 2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