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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받SO] 옷을 안 샀더니 벌어진 일

이소연
이소연 인증된 계정 · 『옷을 사지 않기로 했습니다』 저자
2023/11/28
alookso 유두호
‘블랙프라이데이’는 1년 중 가장 큰 폭의 세일 시즌이 시작되는 날입니다. 미국에서는 추수감사절 다음 날인 금요일로 지정했는데요. 언젠가부터 국내에서도 ‘블프’라는 단어가 많이 보이기 시작했죠. 아마 어제도 보셨을 겁니다. 그런데 ‘아무것도 사지 않는 날(Buy Nothing Day)’의 존재를 아시나요? 이 캠페인은 1992년 캐나다에서 시작됐습니다. 쇼핑에 중독된 현대인의 소비 행태를 반성하는 캠페인이죠. 매년 11월 마지막 주가 ‘아무것도 사지 않는 날’인데요. 바로 지금이네요.
여기, 20대 내내 집착에 가깝게 매일같이 옷을 사 모으다가 해외의 패스트패션 매장에서 ‘1.5달러’ 짜리 패딩을 발견하고는 패션이라는 명분 하에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착취적 현실을 탐구하기 시작한 사람이 있습니다. 5년째 제로웨이스트 의생활을 몸소 실천하며, 지난 10월 첫 책 『옷을 사지 않기로 했습니다』를 쓴 이소연 작가입니다. 이소연 작가는 미디어 스타트업 '뉴닉'에서 3년간 에디터로 일하며 기후위기, 환경, 포스트팬데믹 뉴노멀에 대한 글을 썼고 지금은 지역 생활 커뮤니티 '당근'에서 콘텐츠 에디터로 일하고 있습니다. 해양환경단체 시셰퍼드 코리아 활동가이기도 합니다.  

🤦‍♀️ 쇼핑 중독자였습니다
 
태생이 환경 운동가였냐고요? 전혀 그렇지 않아요. 중학생 때까지 패션 디자이너를 꿈꿀 정도로 꾸미는 일에 관심이 많았어요. 기쁠 땐 기뻐서, 슬플 땐 슬퍼서 옷을 샀고, 그러면 스트레스가 풀린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옷을 사야 스트레스가 풀린다’는 감정을 다시 한번 꼼꼼하게 살펴보세요. 우리는 분명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서, 멋있어지고 싶어서 새 옷을 샀어요. 하지만 매일 아침 옷장 앞에 선 우리의 감정은 어떠한 모습인가요? ‘또 입을 옷이 없네. 도대체 나는 작년 이맘때 무슨 옷을 입고 산 거야.’ 옷장 앞에서 자꾸만 작아지고 볼품없는 사람처럼 느껴지진 않았나요? 트렌드나 유행이라는 허상은 영원히 따라잡을 수 없기에 (일상에서 유행이라 체감하는 ‘올해의 컬러’는 이미 2년 전에 국제유행색위원회에서 선택한 색상입니다. 마네킹이나 모델이 입고 있는 옷을 구매하는 순간 이미 그 옷은 ‘헌 옷’이 되고요.) 쇼핑이라는 행위는 궁극적으로 더 큰 스트레스를 유발할 수밖에 없습니다. 
 
🤷‍♀️ 패션업계의 잔혹한 실태

책을 쓰기 위해 제로웨이스트와 재사용에 관한 참고 서적을 읽으며 5년간 패션업계 안팎을 조사했습니다. 패션업계에 종사자들을 인터뷰하기도 했고요. 패션업계가 왜 속도와 물량 경쟁에 골몰할 수밖에 없는지, 패션업계와 물류업계가 어떻게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는지, 비서구 개발도상국으로 떠넘긴 의류 폐기물이 어떻게 그곳의 환경과 사회를 파괴하는지, 패션 플랫폼이 어떻게 이 비정상적인 생산과 유통을 더 극단적으로 이용할 수밖에 없는지를 알게 됐어요. 여러분들은 아시나요? 전 세계 섬유 생산량의 85%를 차지하는 면은 식물에서 직접 재배하다 보니 흔히 친환경 섬유로 여겨지지만, 전 세계 농약 사용량의 10%가 목화 생산에 남용되며 이로부터 심대한 피해가 발생한다는 것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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