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듯이 놀고 오십시오

살구꽃
살구꽃 · 장면의 말들에 귀를 모아봅니다.
2024/04/27
"통장님들~ 그럼 즐겁게 미친듯이 놀고 오십시오!."

해마다 봄에 통장들은 선진지견학을 간다. 잘 먹고 즐겁게 노는 소풍의 다른 말이다.
목적지는 고창 선운사다.
그곳에서 유명하다는 장어를 먹고 곰소에 들렀다가 부안 채석강으로 해서 돌아오는 것.

구의회의장, 구의원, 구청장 등이 버스에 올랐다.
통장들 '소풍'가는 길에 인사를 하러 온 것이다.
이번에 보궐로 표를 많이 받아 당선된 의원과
다음 기회를 보는 의원들이 짤막하게 인사를 했다.
그 중에 저 말이 정곡을 찔렀다.

'미친듯이'

어쩌면 오늘은 함께 모인 거의 모든 통장들이 저 말에 호응할 것 같았다. (나도?!)

버스 안, 내가 앉은 자리는 중간지점이다.
복도를 가운데로 양쪽으로 두 자리가 있고, 내 옆의 짝꿍 통장님은 창가에 앉은 70대 중반.
내 왼쪽 창가에 혼자 앉은 통장님은 잘 알지 못하는 신입으로 '젊은' 분이다.


고창 선운사는 처음이다. 처음 아닌 게 어디 이곳 뿐일까 마는.
같은 또래로 죽이 잘 맞는 통장이 급한 일이 생겨서 빠지게 됐다. 
그 말에 소풍날이 왠지 전학가는 학생처럼 낯설어졌다.  낯가림이 심한 편이라 ㅜ
핑계를 만들어 가지 말까 하다 나름 용기를 냈다.

차에 오르자 혼자 앉아 있는 통장님이 자기 옆자리에 앉으라고 나를 불렀다. 속으로 어찌나 고맙던지. 
선운사 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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