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dacopy
badacopy · 작가, 강사
2024/02/14
프롤로그 : <모나리자>는 미술이 아니다
   

화가 모름, 에르미타쥬 모나 리자, 16세기, 27.6 x 48.6 cm, 에르미타쥬 미술관, 미소가 루브르 모나 리자보다 훨씬 분명하다.
미술은 이미지고 이미지는 느끼는 것이다. 그 느낌은 생각의 영향을 받는다. 사람이나 사물에 대한 이미지도 마찬가지다. 그게 무엇이든 생각이 달라지면 느낌도 달라진다. 생각은 언어를 사용하는 것이고, 느낌을 나누려면 언어를 사용할 수밖에 없다. 미술은 미술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더 잘 느낄 수 있다.

언어학과 문학은 텍스트를 통해 생각하고 소통하는 것으로 충분했다. 그러나 미술은 이미지도 함께 보아야 한다. 천천히 깊이 느끼고 생각해야 한다. 그런 다음 필자의 언어를 필터 삼아 다시 새겨보기를 바란다. 

다만 저작권 문제와 지면의 한계 때문에 여기에서 언급하는 모든 이미지를 보여줄 수 없으므로 인터넷에서 검색하여 확인할 것을 권한다. 이미지를 잘 읽어내려면 외국어를 배우는 것과 비슷한 과정을 거치는 것이 최선이다. 이미지를 많이 읽어본 경험이 중요하다. 이 책에서 다루는 내용의 키워드를 바탕으로 인터넷을 통해 더 많은 이미지를 참고하면서 읽으면 더없이 좋을 것이다.
   
미술은 근대에 발명된 개념이다
미술이라는 개념이 정립된 것은 18세기 후반으로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그 이전의 그림이나 조각은 모두 건축물에 속하는 것이었다. 사치스럽고 아름다운 장식품을 만드는 ‘일상적인 기술(mechanical art)’의 결과물이었다. 그러다가 ‘순수 예술’이라는 개념이 발명된 이후에 실용적이고 일상적인 삶의 영역에서 벗어나 자율적이고 독립적인 것으로 절대화되었다. 

그런 사고방식은 이마누엘 칸트(Immanuel Kant, 1724~1804)의 『판단력 비판(Kritik der Urteilskraft)』(1790)을 통해 정리되었다. 그에 따르면 순수한 아름다움은 자연과 예술에서 찾을 수 있다. 자연은 신의 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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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저작물의 저자 : ≪문학의 죽음에 대한 소문과 진실≫(2022), ≪책의 정신 : 세상을 바꾼 책에 대한 소문과 진실≫(2014년, 2022년 개정판), ≪위반하는 글쓰기≫(2020), ≪오늘은 좀 매울지도 몰라≫(2018, 2022년 드라마(한석규/김서형 주연), 그 외 베스트셀러 ≪인문학으로 광고하다≫(2007, 박웅현과 공저)가 있고, 이어령과 공저한 ≪유쾌한 창조≫(2010), 문국진과 공저한 ≪법의관이 도끼에 맞아 죽을 뻔했디≫(2011), 한무영과 공저인 ≪빗물과 당신≫(2011) 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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