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마실땐 커피칸타타

최서우
최서우 · 북독일 엘베강가의이야기
2024/01/25
자연은 폭풍과 고요를 번갈아 보여주며 삶의 진정한 쓴맛단맛이 이런거다 라는 시청각 교육을 시켜주고 있습니다.
동굴속에서 강풍을 듣다보니 묘한 전투력이 생깁니다.

발광 하던 바다가 말을 갑자기 잘듣는 순한 아이가 되었습니다.
광란이 잠이들었으니 여유가 생깁니다.
오랜만에 커피를 갈아서 필터에 내렸습니다. 
커피향이 부엌을 지나 열어놓은 거실 문 안으로 삐집고 들어가서 금새 공기는
커피옷으로 갈아입었네요.

여유란 마음의 영역임이 확실합니다. 뚜렷하게 할 일이 있는것도 아닌데 
미친듯 날뛰는 쌩바람의 고삐를 내가 잡을수 있는것도 아니고 머리풀어헤치고
미친듯이 허파까지 내보이며 뒤집는 파도를 무슨 수 로 진정시키겠습니까?

내가 할 일은 그저 바라보는 것인데, 아무렴 그 지랄을 보지도 말고 우아하게
커피 내려 마시는게 훨씬 생산적이었을터입니다.
그러나 그럴 마음의 여유가 바늘구멍 하나 들어갈만큼도 없는게 아이러니입니다.

내린 커피 찻잔을 앞으로 당겨 마실려 하다가 이럴땐 배경음악이 필요할것같아
문득 생각난 바흐 의 커피칸타타 를 틀었습니다. 저는 주로 조수미가 부른 곡으로 듣는데 그녀의  목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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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명 최현숙 영어강사 ,연극배우, 간호사,사주명리상담가등의 직업을거쳐 엄청깡촌인 북독일엘베강옆으로이주 폐쇄적사람들과 유배생활하고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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