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잘 있습니다_ 정리움 시집

주세꼬
주세꼬 · 그림 그리는 사람
2024/06/15
글_정리움 그림_주세꼬 (손진희)



공중전화
                       정리움

한 손 가득 동전을 쥐고
줄을 서서 기다리지 않아도 되는 곳을 찾았다.

하이힐 소리 같은 발신음과
똑똑 동전 떨어지는 소리와
시간이 끝나간다는 신호와
너의 숨소리가 섞이는 밤
가로등 불빛 한 줌등을 두드렸다.

전화를 걸었다.
육교하나 건너 빈 전화 부스를 서성대다
버스를 타고 세 정거장
정류소 앞, 마지막 동전을 넣고

빈손만 쥐었다 폈다 하며
고개를 떨구고 다다른 집 앞,
너는 거기 다 타버린 담배를 물고 서 있었다.

사진 / 주세꼬 (손진희)


정리움  (@재재나무) 시인님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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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는 프랑스에서 보내고 싶은... 평범한 일러스트레이터의 중구난방 글과 그림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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