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브라늄 수저의 내부고발은 얼마나 정의로운가 – 유튜브에 등장한 전두환 손자

강부원
강부원 인증된 계정 · 잡식성 인문학자
2023/03/28
유튜브 생방송을 통해 일가족의 비리와 부정을 폭로하고 있는 전두환 손자 전우원. 출처-오마이뉴스
더욱 촘촘해지고 강화되는 수저계급론
   
몇 해 전 등장한 ‘수저론’은 지금까지도 우리 사회를 지배하는 가장 강력한 계급론이자 세대론으로 사용되고 있다. 누군가 웃자고 시작한 자조 섞인 농담이 이젠 아무도 부인할 수 없는 사회학적 분석 방법론으로 자리 잡게 된 셈이다. 금수저, 은수저, 동수저, 흙수저로 구분되는 피라미드 계급 구조에 자신의 신분과 처지를 이입해보고, 냉정하게 위치를 확인하는 게 사회생활의 필수덕목이 됐다. 자신이 쥔 수저 색깔에 합당한 생활을 영위하고, 주제넘지 않은 꿈을 정하는 게 우리들에게 주어진 삶이라니 어쩐지 처량하고 씁쓸하다. 
   
수저계급론은 나날이 촘촘해지고 강화되고 있다. 금수저 위에 ‘다이아몬드’, 또 그 위는 ‘비브라늄’이라고 칭하는 모양이다. 물론 아랫녘도 개방됐다. 흙수저보다 못해 아예 쥘 수저가 없다고 ‘무수저’란 말도 생겨났다. ‘금수저’도 ‘비브라늄’ 수저 앞에서는 그저 박박 기어야 한다. 계급도 절대적 기준이 아닌 상대적으로 결정된다는 소리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이 괜히 위대한 법칙인 게 아니다. 
한국 사회의 주요한 사회학적 분석 방법론인 수저계급론. 출처-시사저널
   
수저론의 핵심은 어떠한 경우에도 자신의 지위와 조건이 대물림되며, 거기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확신이 작용한다는 점에 있다. 도덕적 지탄에 초연하거나 윤리적 의장 따위를 신경 쓰지 않는 비브라늄 수저들은 그간 쌓아온 부를 승계하고 윤택하고 기름진 삶을 누리는 데 아무런 방해가 없다. ‘백두혈통의 어린 딸’은 어디서나 우아하게 ‘디올’을 걸칠 수 있고, ‘마르지 않는 전재산 29만원’밖에 없는 집안의 손자는 해외유학도 마약도 그저 ‘프리패스’다. 
   
반면 흙수저들의 처지는 절박하고 초...
강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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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신문과 오래된 잡지 읽기를 즐기며, 책과 영상을 가리지 않는 잡식성 인문학자입니다.학교와 광장을 구분하지 않고 학생들과 시민들을 만나오고 있습니다. 머리와 몸이 같은 속도로 움직이는 연구자이자 활동가로 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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