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삶지 말고 쪄서 드세요~

진영
진영 · 해발 700미터에 삽니다
2023/08/12
책을 읽다가 한 대목에서 눈길이 멎었다. 

저자는 새로 이사를 했고 그 새집에 부모님을 초대했다. 하룻밤 주무시고 시골로 돌아가시는 어머니께 뭐 필요한 것 없으시냐고 묻자 어머니는 저자가 쓰고 있는 계란찜기를 갖고 싶다고 하셨단다. 계란이 너무 손쉽게 잘 쪄져서 신기하다고 하시면서.  저자는 급히 인터넷으로 찜기를 주문해 드렸고 그걸 본 옆집 아줌마가 나도 하나 사달라 하셔서 하나 더 부쳐드렸다는 이야기였다.

이 대목에서 나는 문득, 이런 찜기야말로 우리집에 꼭 필요한 것 아닌가. 밤이면 밤마다 계란을 두 개씩 꼬박꼬박 삶아 드시는 분이 계시니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남편이 혼자 계란을 삶아 먹는 것 까진 좋은데 커다란 냄비에 물을 잔뜩 붓고 달랑 계란 두개를 삶는 것이 나는 늘 못마땅했다. 그래서 제일 작은 주먹만한 냄비를 건네면서 계란은 꼭 이 냄비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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