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평: 플라워 킬링 문(Killers of the Flower Moon)]미국이 인디언을 말살한 적나라한 마지작 장

안치용 인증된 계정 · 작가, 영화평론가, ESG 담당 교수
2023/11/05

YouTube

스코세이지가 그린 아메리카 인디언 말살의 마지막 장 [안치용의 영화리뷰(영화평)] 『플라워 킬링 문(Killers of the Flower Moon)』

*영화의 결말을 알 수 있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80살이 넘은 거장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의 영화 『플라워 킬링 문』을 보고 가장 먼저 떠올린 단어가 ‘서발턴(subaltern)’이었다. 안토니오 그람시가 만들고 페미니즘과 포스트모더니즘 이론가인 가야트리 스피박을 통해 널리 퍼진 ‘서발턴’이란 용어는 간단히는 ‘하층민’이란 뜻이지만 보통 더 큰 함의를 갖는다. 하층민인 서발턴은 지배 계급에 종속된 존재지만, 민중이나 프롤레타리아트와 달리 어떤 주체적인 저항조차 불가능한 무기력한 무기명의 집단으로 정의된다. 저항에 관한 한 의지와 수단을 상실해 유령처럼 역사의 뒤편으로 밀려났고, 그것에 그치지 않고 핍박하고 학대한 지배 계급으로부터 존재 자체를 부정당한 상태이다. 지배 계급으로부터 언급조차 되지 않을뿐더러 스스로도 말하기를 포기한 역사의 사각에 놓인 집단이다 이 영화에서 핵심은 당연히 사건 자체이다. 영화라는 프리즘을 거치지만 왜곡 없이 가능한 오세이지족이 겪은 고통을 제대로 관객에게 전달해야 한다. 동시에 화자 또한 중요하다. 제작진의 결심대로 비극적 죽음이 소재가 되지만 재밋거리로 전락하지 말아야 한다. 스코세이지 감독의 다음 언급을 보면 그가 이 모든 맥락을 충분히 의식한 듯하다. “우리가 만든 이것이 오세이지족이 보고, 느끼고, 일종의 제물처럼 받을 수 있는 어떤 것이 되었으면 좋겠다. 물론, 한 편의 영...

얼룩패스
지금 가입하고
얼룩소의 모든 글을 만나보세요.
이미 회원이신가요? 로그인
ESG연구소장으로 (사)ESG코리아 철학대표, 청년협동조합지속가능바람 이사장으로 활동한다. 한국영화평론가협회ㆍ국제영화비평가연맹 회원이고, 부산국제영화제 심사위원을 지냈다. 약 40권의 저역서가 있다. 아주대 융합ESG학과 특임교수. 전 경향신문 기자.
96
팔로워 99
팔로잉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