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에 산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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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에 산다는 것

지방대생이 대학생의 다수고, 지방대가 지방도시를 먹여 살린다: 어느 지방대 문과 교수의 생각

양승훈
양승훈 인증된 계정 · 경남대 사회학과 교수
2023/01/13
지방대에 대해 다룰 때 있어서 가장 먼저 살펴 봤으면 싶은 것은 다름 아닌 숫자다. 주류 미디어는 대학의 이야기를 함에 있어서 수도권, 정확하게는 서울 소재 대학과 과기원에 다니는 학생을 기준으로 대학생을 인식한다. 대입 정시・수시 논쟁을 할 때에도 서울 소재 대학과 과기원을 중심으로 누군가의 유불리를 논한다. 그런데 숫자를 갖고 볼 때 이런 서울 소재 대학과 과기원의 대표성은 정당한 것일까? 유불리를 논하는 누군가는 얼마자 대표적인 인구인가?
 
난감한 입시설명회의 추억

잠시 10년 전 이야기를 해보고 싶다. 

회사를 다니던 시절이던 2010년대 초반,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입시업체인 M사의 입시연구소장을 거제도 조선소에 초청해 '대입 전략 특강'을 개최했었다. 강사의 현란한 언변과 PPT 영상이 흘러가고, Q&A가 시작됐다. 심각한 표정으로 자료집을 살펴보고 강사의 눈을 말똥말똥 바라보던 학부모들이 질문을 시작한다. "근데 부경대나 경성대 보낼라면 뭘 준비해야 합니까?" 잠시 정적이 이어졌다. 물론 노련한 강사는 "아, 지금까지 말씀 드린 전략을 응용하시면 됩니다"하면서 이야기를 풀어간다. 결과적으로 동남권(부산・울산・경남) 지역 입시에 대한 상세한 정보는 마칠 때까지 제공되지 못했다. 3년 정도 입시설명회를 진행해도 큰 차이는 없었다. (물론 최상위권 자녀를 둔 학부모들은 서울 소재 대학이나 의대 입시에 필요한 정보를 충분히 가져갔으리라 생각한다.)

숫자 관점에서 생각해 보면, 그 입시설명회의 정적은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 아니다.  수도권에서는 지방대 입시를 고려하지 않...
양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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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환기 엔지니어, 제조업, 지방을 키워드로 연구합니다. <중공업 가족의 유토피아>(오월의봄, 2019)를 썼고 한국사회학회 학술상과 한국출판문화상 교양부문을 수상했습니다. 2024년 <울산 디스토피아, 제조업 강국의 불안한 미래>(부키)를 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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