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모두가 잘 알고 있지만, 집 나와서 제일 서러울 때가 아플 때이다. 누가 옆에서 챙겨주는 사람이 있는 것도 아니다. 룸메이트나 같이 사는 사람한테 챙겨 달라하기도 미안한 마음에 아무 말 못 하고 그저 혼자 끙끙 앓았다. 배에 통증이 있을 때마다 소리 낼 수 없었다. 자고 있는 룸메이트에게 미안해 혼자 속으로 삼켰다. 나 혼자 외딴 섬에 있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캐나다에서 즐거운 겨울을 보내고 있는 와중에 장염에 걸렸다. 전 날에 술을 마셔서 그런 것인지, 아니면 전날에 먹은 음식이 문제였는지는 정확하게 알 수 없지만, 장염이 나에게 찾아왔다. 전 날 밤부터 으스스 춥더니 자고 일어나니 하루 종일 오한에 시달렸다. 날씨가 추워서 생기는 추위와는 다른 추위였다. 새벽 내내 계속 화장실과 침대를 반복해서 오갔다. 한국에서 비상용으로 가져온 장염 약이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