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영
진영 · 해발 700미터에 삽니다
2024/01/30
"엄마, 오늘 내 생일이야."

살면서 한 번도 내 생일을 잊은 적 없었던 엄마가, 나는 잊고 있어도 항상 기억하고 챙겨주시던 엄마가 내 생일인데도 아무 연락이 없었다. 서운하고 이상해서 내 생일이라고 연락해 알려드렸지만 엄마는, 오늘이 니 생일이야?  몰라. 하며 기억을 못하셨다. 그때부터였나 보다. 엄마가 기억을 잃어가셨던 것이.
엄마가 왜 이럴까. 연세 드셔서 기억력이 떨어지셨나. 막연히 그렇게만 생각했다. 우리 엄마가 치매를 앓고 있다. 우리 엄마도 그럴 수 있다. 그런 생각은 감히, 절대 할 수가 없었다. 우리 엄마니까 우리 엄마가 그런 고약한 병에 걸릴리가 없으니까.
좀더 빨리 인정하고 치료했으면 증상을 늦출 수 있었을까. 정말 심각해져서 어제 했던 일도 방금 하셨던 말도 처녀 때부터 친구였던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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