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재로그] 한국민속촌을 다녀와서

빅맥쎄트
빅맥쎄트 · 대부분의 사람은 마음먹은만큼 행복하다
2023/01/13
아이들을 데리고 경기도에 온지도 나흘째다. 여행을 갈 때 타이트한 일정보다는 여유 있는 것을 선호하지만, 어느 때보다 분주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 와중에 계획에 없던 일정이 추가되어 아내의 친구 가족과 하루를 함께 보내게 되었다. 한국민속촌에 간 뒤 친구 집에 가기로 한 것. 예상치 못한 지출이 생기게 되어 썩 내키지 않았지만, 피곤한 몸을 이끌고 길을 나섰다.

민속촌에 도착하니 한적한 풍경과 예전에 조상들이 살았을 법한 집들, 그리고 자연이 우리를 반겨주었다. 적당히 산책을 하던 중 공연이 있다고 해서 아이들과 함께 관람을 했다.

사물놀이와 부채춤이 함께 어우러진 무대였다. TV로 한 번씩 봤던 늘 비슷한 공연을 예상했는데, 약 15분 동안 진행된 공연은 나의 예상을 뒤엎고 집중하게 만들었다. 먼저 흰 옷을 입은 사람들이 나와 각자의 악기를 잡고 연주를 이어나갔다. 전체적인 리듬의 중심을 잡아주는 북, 다른 악기와 절묘하고도 멋들어지게 어울리며 박자를 맞추어 나가는 장구, 경쾌하고도 신명 나는, 단순해 보이지만 결코 단순하지 않았던 징과 꽹과리까지. 자신의 악기에 집중하며 다른 사람과 함께 호흡을 맞추어 나가는 모습을 보며 내 가슴 또한 덩달아 뛰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드러머가 혼자서 무대의 전체적인 리듬을 이끌어 나간다면, 사물놀이는 여럿이 함께 박자를 맞추면서 다양한 조합과 에너지, 흥겨움을 만들어 내었다. 무대를 빙글빙글 뛰어다니며 온 몸으로 함께 즐기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의 음악이 이렇게 멋지고 굉장한 것이었나 새삼스레 감격하게 되었다.
신나고 멋있었던 전통 음악 공연 ⓒ빅맥쎄트

얼마 없는 회사 친구 중 꽤 친한 누나가 있다. 10년이 넘게 나처럼 한 자리를 지켜온, 가맹점을 관리하는 내가 가장 자주 소통하는 밀접한 유관부서에 있는 그녀는 쉬고 있는 나에게 밥을 사준다며 시간을 내어주었다. 소모적인 업무 이야기부터 개인적인 무거운 대화도 스스럼 없이 하는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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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손과 여호와를 경외함의 보응은 재물과 영광과 생명이니라 잠 22 :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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