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려오기와 베끼기의 차이: 듄과 아바타

Guybrush
Guybrush 인증된 계정 · 웹소설 씁니다.
2023/03/03
<강남화타>를 통해 창작 윤리를 살펴본 김에 모방과 표절에 관해서도 한번 이야기해 보자. 얼마 전, 유튜브 콘텐츠 표절 사태가 불거졌다. 자기계발 영역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던 주언규 PD는 현승원 대표와 함께 노아 AI 사업을 시작하면서, 유튜브 크리에이터의 성장을 돕겠다고 나섰다. 하지만 그 방식은 경악스러웠다.

그는 노아 AI를 홍보하면서 조회수가 꾸준히 나오는 콘텐츠를 찾아서 그대로 ‘베끼라’고 서슴없이 말했다. 모방하고 자기 색을 덧입혀라가 아니었다. 베끼라고 했다. 그리고 노아AI가 잘나가는 콘텐츠를 베끼는데 얼마나 유용한지 열심히 설명했다.

유튜브 채널 리뷰엉이가 그로 인해 피해를 입었다면서 고발하면서 논란이 일어났다. 논란이 발생하고 얼마 후 노아 AI는 사업을 접었다. 주언규 PD는 본인 유튜브 채널 콘텐츠를 비공개로 돌렸고, 카피 콘텐츠로만 채널을 운영하던 크리에이터들은 채널을 삭제했다.

사태는 일단락되었지만 씁쓸한 느낌은 사라지지 않았다. 내게 이 사태가 충격이었던 이유는 남의 콘텐츠를 베끼라고 부추긴 사람이 다름 아니라 유튜브 콘텐츠를 만드는 크리에이터 출신이기 때문이다.

주언규 PD는 한국에서 가장 유명한 유튜브 크리에이터 중 한 명이다. 그가 노아AI라는 사업을 할 수 있었던 발판은, 그가 (지금은 팔아버린) 신사임당 유튜브 채널에서 만들었던 수많은 동영상들 덕분이다. 그는 100만이 넘는 구독자를 모았고, 조회수 100만을 넘기는 동영상을 셀 수 없이 만들었다. 이를 통해 100억을 넘게 벌었다며 방송까지 나와 얼굴을 알렸다.

그런 그가, 자신의 채널명에도 ‘PD’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는 사람이 좋은 콘텐츠를 그대로 베끼라고 말하다니. 창작자가 지망생들에게 잘나가는 콘텐츠를 베끼라고 대놓고 떠들었다니. 그의 창작 윤리가 얼마나 흐릿한가에 한번 놀라고, 공개적으로 떠들었다니 그것이 얼마나 문제가 있는지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두 번 놀랐다.

카피캣들이야 어차피 베끼다 안 되면 그냥 필드를 떠나면 그만인 사람들이다. 그 사람들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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