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내 마음을 내가 믿어요 - 3. 너 시집오고 전기세 1만3천원 나왔다. 전기밥솥 그런 거 다 쓰지 말랴

살구꽃
살구꽃 · 장면의 말들에 귀를 모아봅니다.
2023/07/29
내가 다방에서 우리 신랑을 보는데 손이 굉장히 잘생겼드라구. 우리 시댁 식구들 손이 다 이뻐. 우리 시아버지두 고생을 그렇게 많이 했어두 이쁜 손 있잖아. 쪽쪽 빠진 게, 이렇게 농사짓는 사람 손이 아니야. 손톱도 얇고. 그날 이제 헤어지구 집에 왔는데 우리 아버지 하시는 말씀이, 됐댜~. 글루 가래. 사람 얌전하구 양반이구. 응~, 너 굶어 죽일 거 같지는 않디야. 



나 스물네 살, 12월 24일 오전 11시 30분, 대전예식장 1층에서 결혼식 했어. 크리스마스이브 날에. 그날 겨울인데 엄~청 따뜻했어. 옛날에는 진짜 삼한사온 있었어. 지금같이 날씨가 이렇지는 않았지. 아, 그래서 6개월만 살고 내보낸다고 해서 (시집)온 거 아니야~. 나 그래서 중신애비 친정이 여기라고 그랬잖아? 응, 그래가지구 내가 저기(중신애비 친정 쪽) 쳐다보고 눈 흘기면서 ‘나를 이런 깡촌에다 시집 보내고...’막 속으로 그랬어. 6개월 지나서 나가길 뭘 나가. 우리 신랑이 시아버지한테 아주 극진하고 얼마나 효잔대. 



그래서 우리가 시아버지 모시고 사는 중에 재산을 엄~청 많이 받았어요. 우리 시큰집은 딱 논 열 마지기만 주구, 우리는 논 열여섯 마지기 주구, 여기저기 밭이 얼마나 많아. 밭 주구, 산 주구 막, 그렇게 했는데, 우리 시아버지가 옛날 분이라 그런지 딸은 다섯인데 하~나두 안줬어. 우리 신랑 쪽은 7남매여, 시댁이. 큰딸 둘째딸은 초등학교밖에 안 나왔어. 셋째 딸은 중학교 나오고, 넷째 딸은 고등학교 성모여고 나오고 막내는 전문대 나왔어. 거 막내는 어떻게 지가 전문대라도 나왔더라구. 
   


나 여기 시집올 때 다섯 시누님들~, 모직 옷을 한 벌씩 다 해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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