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뜨거운 이름을 가진 노동자 - 김진숙

강부원
강부원 인증된 계정 · 잡식성 인문학자
2023/05/01
309일간의 고공농성을 마치고 내려오는 장면. 환영 인파에게 주먹을 불끈쥐어 보였으나, 이날 크레인에서 내려오자 마자 곧바로 구속 됐다. 출처-오마이뉴스
해고자로 죽을 순 없다, 김진숙(1960 ~ )
   
유일하게 복직되지 않은 노동자
   
한진중공업 노조위원장 ‘김주익’은 2003년 10월 17일 크레인 난간에 목을 매 숨졌다. 노동자 해고와 임금삭감에 항의하기 위해 85호 크레인에 오른 지 129일째 되던 날이었다. 직전까지 ‘참여정부’는 더 이상 “죽음이 투쟁의 수단이 될 수 없다”며 절대 합의를 종용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또 지금껏 단 한 번도 해고노동자를 복직시키지 않았던 것으로 악명 높은 ‘한진중공업’ 사측의 태도 역시 완강했다. 크레인에 오른 지 네 달이 넘었지만, 합의는커녕 손배소 압류 절차가 들어와 퇴로마저 막힌 김주익이 스스로 선택한 최후의 투쟁 방법은 죽음밖에 없었다. 
   
김주익의 자살 소식이 전해지자 흩어졌던 노조원들이 다시 모이고, 많은 이들이 농성 대열에 합류했다. 지리멸렬하던 투쟁에 힘이 붙었다. 연이어 노조원 ‘곽재규’의 투신 자살이 발생하자 ‘민주노총’은 거센 총파업에 들어가고, 끝까지 버티려던 정부와 한진중공업은 항복을 선언하고 만다. ‘해고자 전원복직’과 ‘정리해고 철회’, ‘임금 인상’이라는 결과를 얻어냈다. 
 
우리 시대의 가장 뜨거운 이름, 김진숙. 출처-미디어오늘
 
그런데 이 때 단 한명의 해고자 ‘김진숙(1960~)’만은 구제되지 않는다. 사측은 “외압이 너무 강하다”는 석연치 않은 이유를 대며, 끝내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 김진숙의 복직을 거부한다. 이후 김진숙은 김주익이 129일 동안 머물렀다 끝내 죽어서야 내려올 수 있었던 85호 크레인에 다시 오른다. 유례가 없던 309일간의 고공농성이 다시 시작되는 순간이다.

한진중공업 선각공사부 선대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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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신문과 오래된 잡지 읽기를 즐기며, 책과 영상을 가리지 않는 잡식성 인문학자입니다.학교와 광장을 구분하지 않고 학생들과 시민들을 만나오고 있습니다. 머리와 몸이 같은 속도로 움직이는 연구자이자 활동가로 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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