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귀’ 속 민속학자를 보는 종교학자의 시각
2023/07/23
드라마 '악귀'에서 주인공과 함께 악귀의 비밀을 찾아다니는 염해상이라는 인물이 민속학과 교수로 등장합니다. 이 때문에 관련 분야 연구자들이 관심을 가지고 이 드라마를 보면서도 이런저런 불만을 쏟아내게 되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관련 연구자들 사이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이야기는 ‘민속학자에 대한 오해’를 불러온다는 것입니다. 그러고 보니 예전에 ‘종교학자’에 대한 오해가 팽배했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바로 '다빈치 코드'가 큰 인기를 끌었을 때입니다.
물론 '다빈치 코드'가 종교 분야에서 일으킨 관심은 주로 기독교 신학적 문제였기 때문에 '종교학자에 대한 오해'는 '다빈치 코드 논란'의 극히 일부분에 불과했습니다(구글 등 포털에서 '다빈치 코드 논란'으로 검색해 보시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종교학자에 대한 오해'는 주인공 로버트 랭던(Robert Langdon) 때문이었습니다. 영화상에서 그는 하버드 대학의 예술사 및 종교 상징학 교수로 나옵니다. 이 시기에 종교학자라고 하면 종교에 감추어진 상징을 능수능란하게 해석할 수 있는 전문가로 여겨졌습니다. 그러나 현실과는 다른 이야기죠(종교적 비의가 '사실'이며, 그 비밀을 풀 수 있다는 생각으로 하는 연구는 객관적 학문으로 인정받기 어려우니까요). 극 중의 캐릭터가 가진 직업이 꼭 현실의 모습을 그대로 담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이야기가 재미있고, 현실에서 있음직하다고 여겨지면 우리는 그 이야기를 사실처럼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로버트 랭던 때문에 '재밌는 ...
물론 '다빈치 코드'가 종교 분야에서 일으킨 관심은 주로 기독교 신학적 문제였기 때문에 '종교학자에 대한 오해'는 '다빈치 코드 논란'의 극히 일부분에 불과했습니다(구글 등 포털에서 '다빈치 코드 논란'으로 검색해 보시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종교학자에 대한 오해'는 주인공 로버트 랭던(Robert Langdon) 때문이었습니다. 영화상에서 그는 하버드 대학의 예술사 및 종교 상징학 교수로 나옵니다. 이 시기에 종교학자라고 하면 종교에 감추어진 상징을 능수능란하게 해석할 수 있는 전문가로 여겨졌습니다. 그러나 현실과는 다른 이야기죠(종교적 비의가 '사실'이며, 그 비밀을 풀 수 있다는 생각으로 하는 연구는 객관적 학문으로 인정받기 어려우니까요). 극 중의 캐릭터가 가진 직업이 꼭 현실의 모습을 그대로 담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이야기가 재미있고, 현실에서 있음직하다고 여겨지면 우리는 그 이야기를 사실처럼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로버트 랭던 때문에 '재밌는 ...
종교(문화)에 대한 과학적 연구를 모색하는 공부인입니다. 종교보다 종교적 인간, 종교문화, 미신 등 인간의 종교적 특성을 볼 수 있는 현상에 관심을 가지고 공부하고 있습니다. 비종교 현상에서 종교적 특성을 읽어내기를 좋아합니다.
@윤신영 문학과 언어학적 측면에서 '오컬티즘'이 어떻게 다뤄졌을지 궁금하긴 하네요. 근대 학문 체계 안에서 신비 현상이나 그 현상에 대한 대중적으로 유행하는 이론을 다루는 방법은 대체로 '담론'과 '문화', '신념' 등 주관적 실재로 다루는 것일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그렇더라도 '오컬티즘'을 수업에서 다뤄보는 경험을 해 보고 싶긴 하네요. 흥미로운 주제를 소개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대중문화 콘텐츠에서 전문가가 활용되는 방식은 사실 작가의 자유니 뭐라 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왜곡된 정보가 인기를 얻으면, 그때서야 '허구의 영역과 사실의 영역은 이렇게 다릅니다'라고 이야기할 수밖에 없지 않나 생각합니다. ^^
20년도 넘은 것 같은데, 당시 타로.. 같은 게 문화로 한창 유행할 때였습니다. 한 인문학 연구자께서(정확한 세부 전공은 기억나지 않네요. 비교문학이었으려나요..) 방학 시즌에 이화여대에서 '오컬티즘'이란 이름의 연속 강의로 이런 주제를 인문학적으로 진지하게 특강으로 다뤘던 게 기억 납니다. 이것 저것 관심이 많다 보니 가서 들었는데, 그 때 오컬티즘을 믿는 것은 물론 그 내용을 다루는 건 인문학의 주제가 아니고, 그에 대해 어떻게 말하는가, 어떻게 언어로 연구하는가가 인문학의 대상이라는 걸 어렴풋이 느꼈던 기억이 납니다. 지금 민속학이나 전의 종교학 논란과도 결이 좀 비슷한 것 같네요.
(한편으론 전문가가 등장하는 서사의 전형적인 패턴이 문제란 생각도 듭니다. 뭔가 비밀을 알고 설명하면서 이야기 끌고 갈 전문가 자리를 정해두고 그 역할로 교수(현실의 교수는 그 역할과 참 맞지 않는다는 생각인데요)를 넣는 일이 많아 보여요. 과학자가 그 역할을 맡을 때도 많은데... 민속학 종교학만큼은 아니어도 아주 비현실적일 때가 많습니다. 현대의 복잡함을 반영할 수 없는 철 지난 서사 패턴이 아닐까.. 생각하게 됩니다. ㅎ)
20년도 넘은 것 같은데, 당시 타로.. 같은 게 문화로 한창 유행할 때였습니다. 한 인문학 연구자께서(정확한 세부 전공은 기억나지 않네요. 비교문학이었으려나요..) 방학 시즌에 이화여대에서 '오컬티즘'이란 이름의 연속 강의로 이런 주제를 인문학적으로 진지하게 특강으로 다뤘던 게 기억 납니다. 이것 저것 관심이 많다 보니 가서 들었는데, 그 때 오컬티즘을 믿는 것은 물론 그 내용을 다루는 건 인문학의 주제가 아니고, 그에 대해 어떻게 말하는가, 어떻게 언어로 연구하는가가 인문학의 대상이라는 걸 어렴풋이 느꼈던 기억이 납니다. 지금 민속학이나 전의 종교학 논란과도 결이 좀 비슷한 것 같네요.
(한편으론 전문가가 등장하는 서사의 전형적인 패턴이 문제란 생각도 듭니다. 뭔가 비밀을 알고 설명하면서 이야기 끌고 갈 전문가 자리를 정해두고 그 역할로 교수(현실의 교수는 그 역할과 참 맞지 않는다는 생각인데요)를 넣는 일이 많아 보여요. 과학자가 그 역할을 맡을 때도 많은데... 민속학 종교학만큼은 아니어도 아주 비현실적일 때가 많습니다. 현대의 복잡함을 반영할 수 없는 철 지난 서사 패턴이 아닐까.. 생각하게 됩니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