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스한 모래가 한 알 한 알 쌓여 따끈한 모래 찜질을 해 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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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nDun C · 30대 뇌졸중환자의 일상
2022/10/23
 저희 가족이 조금 더 건강했을 때, 어머니가 암으로 돌아가시기 전, 아버지가 치매에 걸리기 전, 제가 더 많이 아프기 전엔 여름 방학 마다 바다나 산으로 놀러 갔었어요. 아래 사진은 그 어느 여름 여행에서 찍은 바다랍니다. 아마 한 십...이십...년은 안 된 사진 같은데 잘 기억은 나지 않네요.
바다에 가면 시원한 파도도 좋았지만 따뜻한 모래나 자갈 등 해변의 온도가 너무 좋았어요. 손으로 떠서 다리 위에 뿌리면 따끈한 온기가 온 몸으로 퍼지는 것이 참 좋았거든요. 그 때도 혈액순환이나 호흡이 원활하지 못했어서 수영은 당연히 못했고, 물 속에서는 오래 있으면 체온이 심하게 떨어졌거든요. 그래서 발만 담그거나 주로 해변의 모래를 가지고 놀았죠. 아쉽진 않았어요. 모래놀이를 좋아했으니까.
처음 얼룩소에 글을 남길 때에는 대나무숲에서 혼자 소리를 지르는 것 같았어요. 너무 힘들고 외로운데 말 할 곳도 없고 이대로 가라앉는 건가 싶어서 고래 고래 난동이라도 부리고 싶었거든요. 근데 남한테 피해 주기는 싫고, 남은 오빠나 친구를 제 우울을 쏟아 붓는 감정 쓰레기통으로 쓰기도 싫어서 속에 담아 두기만 했었죠.

어느 날에는 이제 너무 무거워져서 온 몸이 바닥으로 가라앉는 것 같았어요. 외롭고 슬프고 힘든데... 그걸 누군가에게 털어놓기라도 하면 속이 시원해질 것 같았죠. 하지만 좋은 이야기도 아니고 재미있거나 가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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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반변성, 중증천식, 뇌경색에 뇌종양. 더 생길 병은 없을 줄 알았는데 부정맥은 협심증에서 심근경색(주의)로 진화... 이제 조금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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